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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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소기업이 유럽 시장에 나올 때 가장 적합한 지역 중 한 곳이 불가리아입니다. 법인세 소득세 등이 유럽연합(EU) 안에서 최저 수준이거든요.”

페트르 안도노브 주한 불가리아 대사(사진)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경제회복을 꾀하겠다고 한 것은 올바른 방향이라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도노브 대사는 “중소기업이 성장하는 지름길은 새 시장을 찾는 것”이라며 “불가리아를 진출기지로 삼으면 EU 국가들은 물론 3억5000만 인구의 시장을 가진 ‘흑해경제협력기구(BSEC)’ 진출도 용이하다”고 강조했다. BSEC는 발칸반도 주변의 러시아 불가리아 터키 루마니아 아제르바이잔 등 12개국으로 구성된 경제공동체다.

안도노브 대사는 경제방송 진행자 출신의 경제학자다. 그는 불가리아가 왜 중소기업의 수출기지로 적합한지를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불가리아는 법인세와 소득세가 10%로 EU 최저 수준”이라며 “엄격한 재정정책으로 국가부채를 국내총생산(GDP)의 17.9%(지난해 기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어 재정위기에 빠질 가능성도 낮다”고 말했다. 또 “유럽 각국과 이어지는 도로 공항뿐 아니라 인터넷 속도가 세계 8위일 정도로 ‘온라인 인프라’가 잘 깔려 있다”며 “유럽은 물론 개발속도가 빠른 신흥국들로 이뤄진 BSEC 시장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 사업을 시작하기엔 최적지”라고 강조했다. 실제 불가리아는 유럽 내 투자 유망 지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뉴욕타임스도 최근 “낮은 노동비용과 세금, 잘 발달된 인프라 덕분에 소피아(불가리아 수도)에 BMW, IBM 등이 잇따라 투자를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안도노브 대사가 꼽은 투자 유망 업종은 스마트그리드다. 스마트그리드는 전력공급자와 소비자가 양방향으로 실시간 정보를 교환하고 에너지효율을 최적화하는 차세대 전력망을 말한다. EU는 지난해 스마트그리드 활성화 계획을 발표하며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EU의 스마트그리드 관련 시장은 2011년 2억5000만유로에서 2015년 11억유로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안도노브 대사는 “유럽 업체들만으로는 시장 수요를 채우기 어렵다”며 “한국 기업들이 스마트그리드 전력량계 등을 유럽에 판 뒤 불가리아에서 사후관리, 서비스 관리 등을 하면 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무엇보다 불가리아의 가장 큰 장점은 기업가들을 존중한다는 것”이라며 “기업들이 관료들 때문에 사업에 발목 잡히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