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코란도 덕에…'회생 액셀' 밟는 쌍용차
판매 부진에 시달렸던 쌍용자동차가 회생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 1분기 흑자전환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적자 폭을 1년 전보다 절반 가까이 줄였다. 판매대수도 18% 넘게 늘었다.

쌍용차는 1분기에 7516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174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었다고 26일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6.7% 늘었고 영업손실은 작년 1분기(305억원)보다 43% 넘게 줄었다. 작년 4분기와 비교해도 영업손실이 3개월 새 150억원 가까이 감소했다.

판매대수도 급증했다. 작년 1분기 2만6441대였던 판매량은 올 1분기 3만1265대로 18.2% 늘었다. 내수 판매는 1만3293대로 1년 전보다 37%, 수출은 1만7972대로 7.4% 각각 증가했다. 국내 완성차 5사 중에서 내수와 수출이 모두 늘어난 곳은 쌍용차가 유일하다.

실적 개선의 일등공신은 ‘코란도 시리즈’다. 쌍용차는 연초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란도 투리스모에 이어 코란도C, 코란도 스포츠 등 부분변경 모델을 잇따라 내놨다. 자금 부족 탓에 신차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디자인과 마케팅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이었는데 먹혀들었다. 1분기에 코란도C는 1만2254대, 코란도 스포츠는 7467대가 팔렸다. 지난 2월 출시한 코란도 투리스모도 두 달 만에 3800대의 계약대수를 기록했다. 이유일 쌍용차 사장은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업계 최고의 내수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2009년 법정관리를 받는 과정에서 발생한 정리해고자 복직 문제로 정치권이 국정감사를 추진하는 등 ‘외풍’에 시달려왔다. 이 때문에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이 신규 투자를 미루면서 신차 개발 등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정무영 쌍용차 상무는 “지금 추세라면 연간 판매 목표인 14만9300대 달성이 무난할 것”이라며 “1분기 적자 폭이 줄었지만 연내 흑자전환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