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해먹는 빌딩'이 있다고?
에너지 절감과 공해 감소가 세계적 이슈인 가운데 최근 멕시코에서 자동차 배기가스와 스모그를 흡수하는 친환경 건물이 등장해 화제다.

1일 서울시 산하 서울연구원과 건축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문을 연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의 마누엘 곤살레스병원(사진)은 ‘공해 먹는 빌딩’으로 불리고 있다.

오염물질을 중화하는 ‘산화티타늄’이 들어간 특수 신소재 타일로 외벽을 장식했기 때문이다. 벌집이나 산호를 연상시키는 길이 100m, 면적 2500㎡의 흰 타일 스크린은 병원 건물 전면부를 감싸고 있다. 기하학적조형미가 뛰어다나는 평가도 받는다.

특히 세계 건축계가 이 건물에 주목하는 것은 새로운 방식의 공기정화 기능 때문이다. 외벽 타일이 자외선을 받아 활성화되면 공기중 오염물질과 반응해 독성이 덜한 물질로 바꿔 배출하는 것. 건물이 흡수한 질소산화물, 휘발성 유기화합물, 아황산가스 등은 화학작용을 거쳐 질산칼슘이나 이산화탄소, 물 등으로 분해된다. 스펀지 및 격자무늬판 같은 형태의 모듈형 구조는 공기와 닿는 표면적을 최대한 넓혀 화학작용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다.

신소재를 개발한 독일계 건축디자인업체 ‘엘리건트 엠블리시먼츠’에 따르면, 햇빛이 비치는 하루 동안 이 건물이 흡수하는 대기 오염물질은 8750대 차량이 배출하는 배기가스량과 맞먹는다. 또 특수 코팅된 소재는 수명이 5~10년으로 일반 페인트처럼 다시 칠하면 기능이 회복된다.

김상일 서울연구원 도시정보센터장은 “미국·호주·프랑스 등의 건축계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최근 건축은 외형적 아름다움과 친환경·에너지 절감 등의 기능을 겸비하는 쪽으로 발전해가고있다”고 말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