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하면 대형 공장부터 떠올리게 되는데, 앞으로는 융복합 첨단 에너지 자립도시로 불러야 할 겁니다.”

김기수 울산시 경제통상실장은 2일 “울산시가 10년 전부터 자동차·조선·석유화학 등 3대 주력산업에 녹색과학기술을 입히는 융복합 에너지 절감사업에 나선 결과 이제 성과를 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울산시가 에너지관리공단과 공동으로 총사업비 88억원을 들여 석유화학공장의 원유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수소가스를 사용, 각 가정에서 전기를 생산하고 난방을 이용하는 수소타운 조성사업이 대표적이다.

수소타운 대상지는 울산시 울주군 온산읍 ‘LS니꼬’ 사택 240가구로 인근 석유화학공장에서 사택단지까지 1㎞ 구간에 배관을 묻어 수소가스를 공급한다. 각 가정에는 수소가스를 전기로 바꾸는 연료전지를 설치해 전기를 생산한다. 수소타운 가정의 한 달 전기사용량을 평균 400㎾h로 잡았을 때 전기료가 1만원 안팎으로 4인 기준 일반가정 전기료의 13% 수준이다.

우정동 일원 298만4000㎡(약 90만평)에 조성 중인 울산혁신도시 입주 공공기관에는 모두 빗물과 중수 재활용 시설이 의무적으로 적용된다. 여기에는 내년까지 한국석유공사와 에너지관리공단, 에너지경제연구원,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도로교통공단 운전면허본부 등 10개 공공기관이 이전한다.

세계 산업공단에서는 보기 드물게 경쟁관계에 있는 기업들 간에 부산물과 폐에너지를 서로 주고받으며 10년 전만 해도 공해천국으로 여겨졌던 울산지역 공단을 자원 순환형 친환경 산업단지로 복원하는 사업도 성과를 내고 있다. 온산공단 내 고려아연과 한국제지 간 에너지 상생이 대표적이다. 한국제지는 이전만 해도 연간 3800만ℓ의 벙커C유를 사용, 고급제지 생산에 필요한 이산화탄소와 스팀을 공급하던 것을 고려아연의 열병합발전소에서 배출되는 부산물로 전량 해결함으로써 한국제지는 연간 200여억원의 연료비를, 고려아연은 연간 6만4000여t의 탄소배출을 줄이는 효과로 이어졌다.

울산시는 지금까지 울산·온산·매곡 등 울산의 6개 국가·지방산단을 대상으로 총 22건의 생태산업단지 구축사업에 나선 결과 연간 경제적 효과만 844억원에 이르고 33만여t의 이산화탄소를 저감해 30년생 소나무 3000만그루를 심는 성과로 이어졌다.

지난해 7월 로렌드 클리프트 국제산업생태학회(ISIE) 집행위원장이 울산 생태산단을 방문, “울산의 실험은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발전을 위한 세계적인 모델이 될 수 있다”고 격찬했다. 오는 6월 아시아권에서는 처음으로 50여개국 1000여명의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제7회 ISIE 학술회의 및 총회가 울산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