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시장에서 국내 1, 2위 포털 사업자인 NHN다음의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모두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의 아성에는 밀렸지만 NHN은 '라인'을 앞세워 해외 시장을 개척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반면 다음의 '마이피플'은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가도 엇갈린 흐름을 보이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NHN주가는 지난 2월 중순부터 4월 말까지 22% 가량 상승하면서 탄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15일에는 30만700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새로 작성하기도 했다. 같은기간 다음 주가는 18% 가량 하락하면서 울상짓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이같은 NHN과 다음의 엇갈린 주가 행보는 모바일 메신저 성과에 따른 것이라고 풀이했다. 모바일에서의 부진이 결과적으로 다음의 주가 할인 요인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김진구 NH농협증권 애널리스트는 "NHN의 라인은 국내에서 카카오톡에 밀렸지만 일본에서 급격한 신장세를 보이면서 해외시장에서의 보폭을 넓혀가고 있는 반면 다음의 마이피플은 국내외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모바일 메신저 뿐만 아니라 모바일 검색에서도 다음은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NHN은 네이버를 앞세워 모바일 검색 부문에서 70% 가량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어 독보적이지만 다음은 15% 가량으로 PC 검색 점유율(약 20%)에도 못 미친다는 설명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다음은 '다음 지도' 등 발빠른 서비스로 시장을 선도했던 긍정적 측면이 있었는데 선제적인 서비스를 내놓는 것도 카카오에 밀리면서 카카오와 NHN에 끼인 샌드위치 형국이 됐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일본 등지에서 선전하면서 해외시장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라인의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해 트래픽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면 올해부터는 게임 등을 바탕으로 수익을 내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또 유럽, 남미 등지에서 가입자가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란 평가다.

반면 다음은 모바일 플랫폼 업데이트를 통해 사용자 친화적 기능을 강화하고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여전히 모바일 분야에서 뒤쳐진 것을 만회하기에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최훈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마이피플은 결과적으로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며 "다음이 모바일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전방위적 콘텐츠 확보가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NHN이 분할하게 되면 라인은 독자 사업부로 네이버에 귀속된다. 그만큼 구조적으로 라인의 가치에 집중할 수 있다는 얘기다. 때문에 라인의 성장세는 더욱 공고해져 중장기적으로 NHN의 주가도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라인이 선전하면 할수록 2위 사업자인 다음이 주식시장에서 할인받을 가능성은 높아질 전망이다.

최 애널리스트는 "다만 1위 사업자와 2위 사업자간 밸류에이션(가치 대비 평가) 격차가 큰 폭으로 벌어지면 주식 시장에서 실적에 상관없이 2위 사업자의 주가가 오를 여지는 있다"면서도 "기술적인 상승 이외의 지속적인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다음의 모바일 성장 모멘텀이 반드시 확보돼야 한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정혁현 기자 chh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