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또다시 불산이 누출돼 세 명이 다쳤다. 지난 1월 불산 누출로 사망 사고가 발생한 지 3개월여 만이다.

2일 삼성전자와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30분께 경기 화성공장 반도체 11라인 화학물질중앙공급시설에서 최모씨 등 협력사 성도이엔지 소속 근로자 세 명이 배관 밖으로 흘러나온 불산에 노출됐다.

이들은 1월 사고 이후 사용하지 않던 불산 탱크를 교체하기 위해 천장에 있던 배관을 자르던 중 배관에 남아 있던 불산이 머리 위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작업자들은 당시 내산 장갑과 고글, 카트리지 마스크 등 안전장구를 입었지만 불산이 옷소매를 타고 팔 부위로 들어가 반점이 생기는 증상을 보였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들은 수원 아주대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상태는 위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측은 1월 사고가 났던 ‘11라인 HF 공급장치’에 대해 고용노동부가 사용중지 명령을 내림에 따라 배관 철거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배관에 남아 있던 적은 양의 불산이 흘러나온 것으로 파악된다”며 “사고 후 관계기관에 신고했으며 남은 불산은 흡착포로 제거하고 물로 세척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월27일 화성공장에서는 불산희석액 누수를 막기 위해 배관 교체를 하던 협력사 STI서비스 작업자 다섯 명이 어지러움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한 명이 숨지고 네 명이 부상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경기도와 고용부, 환경부, 경찰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지난달 18일 유해화학물질관리법 위반 혐의로 삼성전자 전무 이모씨(49)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