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풍경] 색채를 알면 문화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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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10여년 전 원로화백 L씨는 마드리드 중심가 화랑에서 전시회를 가졌다. 디스플레이 작업을 하던 그는 녹색 톤의 밝고 화사한 작품을 전시장 입구에 내걸었다. 행인의 시선을 끌기 위해서였다. 그러자 화랑 주인이 쏜살같이 달려왔다. “아유, 이 그림 걸어 놓으면 손님들이 들어오지 않는답니다.” 그러면서 대신 상대적으로 우중충해 보이는 황토색 그림을 걸자고 주장했다.
화백이 그 이유를 묻자 스페인 사람들은 자신들에게 풍성한 수확을 안겨주는 대지의 색을 숭상하며 그것을 행운과 복된 삶을 가져다준다고 믿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화랑 주인의 말은 옳았다. 전시는 성황을 이뤘고 화백은 많은 작품을 판매했다.
지난달 30일 네덜란드가 온통 오렌지 물결로 출렁댔다. 새 국왕 알렉산더르의 즉위를 축하하기 위해 사람들은 저마다 국가의 상징색인 오렌지색 옷을 입고 거리로 뛰쳐나왔다. 오렌지색은 국가의 상징을 넘어 네덜란드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색이라고 한다. 실내 장식에도 가장 많이 사용되는 색 중 하나가 바로 오렌지색이라고 한다.
색채는 곧 문화다. 국가 간의 외교도 색채 심리학적으로 접근하면 어떨까.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
화백이 그 이유를 묻자 스페인 사람들은 자신들에게 풍성한 수확을 안겨주는 대지의 색을 숭상하며 그것을 행운과 복된 삶을 가져다준다고 믿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화랑 주인의 말은 옳았다. 전시는 성황을 이뤘고 화백은 많은 작품을 판매했다.
지난달 30일 네덜란드가 온통 오렌지 물결로 출렁댔다. 새 국왕 알렉산더르의 즉위를 축하하기 위해 사람들은 저마다 국가의 상징색인 오렌지색 옷을 입고 거리로 뛰쳐나왔다. 오렌지색은 국가의 상징을 넘어 네덜란드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색이라고 한다. 실내 장식에도 가장 많이 사용되는 색 중 하나가 바로 오렌지색이라고 한다.
색채는 곧 문화다. 국가 간의 외교도 색채 심리학적으로 접근하면 어떨까.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