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블록버스터 대가' 롤런드 에머리히 감독 내한 "내 영화 철학은 무조건 재미있어야 한다는 것"
“영화는 관객에게 즐거움을 줘야 합니다. 그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다음에는 메시지도 담아야 하겠지요. 그것이 제 영화의 철학입니다. 이번 영화는 미국이 분열돼 있고 그 상태가 장기간 지속된다면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내달 27일 개봉하는 할리우드 재난 영화 ‘화이트하우스 다운’을 연출한 롤런드 에머리히 감독(58·사진)이 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내한기자회견을 했다. 독일 출신의 에머리히 감독은 ‘인디펜던스 데이’ ‘투모로우’ ‘2012’ 등 세 편의 재난영화로 세계에서 30억달러의 흥행수입을 거둔 재난 영화의 최고봉. 외계인 침공과 자연재해에 이어 이번엔 무차별 테러를 소재로 한 재난 영화를 만들었다.

“‘유니버설솔져’ 이후 오랜만에 액션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냈습니다. 미국 백악관을 소재로 다른 차원의 액션을 보여줄 겁니다. 특히 자동차 추격전은 독창적이라고 자부합니다.”

영화에서는 미국 의사당의 돔 지붕이 폭파되고 백악관도 테러로 손상을 입는다. 대통령 경호원 시험에 응시했다가 떨어진 주인공(채닝 테이텀)은 딸과 함께 백악관 구경을 갔다가 위험에 휘말리고 대통령(제이미 폭스)을 구출해야 하는 상황에 봉착한다.

“저는 비상한 사건을 다루는 데 흥미를 느낍니다. 사회가 붕괴되는 상황에다 재미있는 스토리를 담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죠. 많은 사람이 공감할 만한 캐릭터도 집어넣습니다. 가족애를 대변하는 캐릭터를 좋아합니다. 모든 사람이 아버지이거나 자식이기 때문에 이해하기 쉽거든요. 애국심 코드는 자칫 비판받을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합니다.”

그는 그동안 재난에 놓인 사람들 간의 소통을 시도하면서 감동을 끌어냈다. 이번에도 딸과 아버지의 관계에 카메라를 들이댄다. ‘인디펜던스 데이’에 이어 미국 대통령을 다시 위기로 몰아넣은 이유에 대해 물었다.

“미국 대통령은 가장 강력한 권한을 대변합니다.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가장 먼저 아는 인물이죠. ‘인디펜던스 데이’의 성공 이후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한국 영화 ‘해운대’를 매우 재미있게 봤다고 했다. 앞으로 재난영화를 할 때 한국을 배경으로 삼을 수 있는지도 검토해 보겠다고 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