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금리인하에 '베팅'…채권값 급등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면서 2일 시장 금리가 급락(채권값 급등)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시장의 대표 금리인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4월30일)보다 0.05%포인트 떨어진 연 2.44%에 마감했다. 현 기준금리(연 2.75%)보다 0.31%포인트 낮은 것으로, 지난달 5일 기록한 사상 최저치와 같은 수준이다.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0.05%포인트 하락한 연 2.51%를 기록, 최저치를 경신했다.

국고채 금리가 크게 떨어진 것은 시장의 예상을 뒤엎고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지난달 11일 본회의 당시 7명의 금통위원 중 3명이 금리 인하를 주장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데 따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지난달 30일 한은이 공개한 4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금통위원 3명은 미국 유럽의 경기 회복 속도가 둔화되고 있는 데다 국내 실물 경기도 위축되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은이 오는 9일로 예정된 5월 금통위에선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란 전망이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됐고, 그 결과가 국고채 금리 하락으로 이어졌다. 이정범 한국투자증권 채권 분석 애널리스트는 “지난 1일 발표된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작년 동기 대비 1.2%의 비교적 안정된 수준을 유지한 것도 한은이 기준금리를 낮출 것이란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국고채 금리가 급락하면서 회사채 금리도 가파르게 하락했다. 전 거래일 연 2.85%였던 AA-등급 3년물 회사채 금리는 0.04%포인트 하락한 연 2.81%까지 떨어졌다. 투기등급에 해당하는 BBB-급 회사채 3년물 금리도 연 8.43%로 0.04%포인트 하락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