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슬, 설, 솔, 밀(24) 등 네 자매는 1989년 가천대 길병원에서 태어나 2010년 길병원 간호사로 함께 입사하면서 국내·외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일본 NHK 방송은 네쌍둥이 자매를 일본 도쿄로 초청해 인기 프로그램 ‘아시안 스마일’에 출연시키기도 했다. 일본 니혼TV도 이들 자매의 사연을 소개했다. 국내 언론들은 이들의 길병원 입사를 ‘연어의 회귀’로 비유했다.
네쌍둥이 중 첫째와 셋째, 넷째가 결혼식을 치룬다. 둘째 황 설은 선교사가 된 남편의 선교활동 지원을 위해 지난해 11월 먼저 식을 올렸다.
이들 자매의 결혼식에는 가천길재단 이길여 회장 등 각계 인사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 회장은 1989년 이들 자매가 길병원에서 태어나기 전부터 지금까지 이들 자매의 후원자 역할을 하며 24년째 인연을 맺어 오고 있다.
현재 네쌍둥이 간호사는 가천대길병원 인공신장실과 신생아실에서 각각 근무하고 있다.
1989년 1월 당시 강원도 삼척에서 일하던 아버지 황영천(58)씨와 어머니 이봉심(58) 씨는 출산비용조차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형편이 어려웠다. 어머니 황 씨는 친정 집 근처 인천의 작은 병원에서 출산 준비를 하다가 갑자기 양수가 터져 길병원으로 가게 됐다.
당시만 해도 쌍둥이 출산이 흔치 않던 시절이며 네쌍둥이는 국내 두 번째였다. 성공적인 출산 수술을 마친후 이들 부모의 어려운 사정을 알게된 이길여 회장은 산모의 두 손을 꼭 잡고 “병원비 무료는 물론 대학 졸업때까지 학비지원 등 물심양면 후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용인에 살고 있던 이들 네 쌍둥이는 모두 수원여대와 강릉영동대 간호학과에서 졸업한후 길병원 간호사로 입사했다. 이 회장은 이들 자매에게 병원 인근 빌라 한채를 마련해 주기도 했다.
네쌍둥이의 맏이인 황슬 씨는 “길병원에서 함께 태어난 것만도 큰 축복인데, 다 함께 일하고 또 결혼도 함께 올리게 돼 행복하다”며 “앞으로 행복한 가정 꾸려 나가고 아이들 낳아 잘 키우면서 많은 분들께 보답하며 살고 싶다”고 말했다.
인천=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