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SAT) 주관기관이 문제 유출 가능성을 이유로 국내 시험을 취소한 가운데 검찰이 과거 시험 문제가 일부 유출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김영문)는 서울 강남 일대 어학원들의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교재 내용 중 일부가 SAT 문제와 유사한 점이 있다고 3일 밝혔다.

검찰은 지난 1일 SAT 시험 주관사인 미국교육평가원(ETS) 본사 관계자를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하면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와 함께 유출 과정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어학원 관계자 10여명을 출국금지 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 2월 SAT 문제를 유출했다는 의혹을 받은 강남 일대 어학원 1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압수한 교재 중 SAT 시험 문제와 유사한 문제들을 지난 3월 ETS 측에 보내 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검찰은 어학원 관계자들을 추가 소환조사하는 한편 ETS 회신 결과에 따라 혐의가 확인되는 관계자들을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검찰이 지난 의혹을 일부 확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SAT 응시생들의 국제적 신뢰는 더욱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ETS와 함께 SAT를 주관하는 미국 칼리지보드는 지난 1일 한국 응시생과 시험센터 등에 이메일을 보내 5월 국내 시험을 취소한다고 공지했다. 다음달 1일로 잡힌 6월 SAT는 예정대로 치러진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