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가  '침체 도시'란 오명을 벗고 글로벌 지식산업도시로 탈바꿈해 부활을 꿈꾸로 있다.  /대구시청 제공
대구가 '침체 도시'란 오명을 벗고 글로벌 지식산업도시로 탈바꿈해 부활을 꿈꾸로 있다. /대구시청 제공
“몰려드는 주문으로 휴일도 잊은 채 공장을 24시간 돌리고 있습니다.”

6일 오후 대구시 달서구 성서공단 내 위치한 기계부품 제조업체인 수퍼나노텍(대표 문홍웅) 생산공장 내부에 들어서자 환한 불빛을 밝힌 채 일손을 움직이는 직원들로 활기가 넘쳤다. 이 회사는 첨단 소재 핵심 기술을 응용해 최근 차량의 ABS 브레이크 핵심 부품인 자화고무를 개발해 양산에 나섰다. 자화고무는 차량의 휠속도와 ABS 브레이크 회전속도를 감지해주는 부품이다. 문 대표는 “수출 물량이 20~30%가량 늘어나 공장을 완전 가동해야 겨우 납기를 맞출 수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처럼 섬유·안경이 주력산업이었던 대구가 자동차부품, IT융·복합, 로봇, 그린에너지 등 신성장산업이 더해지면서 융ㆍ복합 산업 중심으로 새로운 호황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이는 대구가 미래 100년 먹거리를 위해 대규모 투자 유치를 하는 등 차세대 신성장동력 산업 육성에 주력해온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침체 도시’ 오명 벗고 부활 날갯짓
[글로벌 지식산업도시 대구] 100년 먹거리를 찾아라…달구벌이 뜨겁다

각종 경제지표가 반영하듯 경제 호조를 알리는 ‘청신호’는 곳곳에서 들린다. 지난해 대구는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도 전국 수출증가율 1위를 기록한데 이어 산업생산, 고용률 등이 전국 평균을 상회하면서 오랜 침체에서 벗어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 지역 수출 실적은 전년(63억7300만달러)보다 10.8% 증가한 70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0.9%에 그친 전국 평균증가율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지역 산업생산도 전년보다 2.7% 증가해 전국 평균인 1.8%, 특별·광역시의 0.9%보다 크게 앞서면서 활기를 띠고 있다.

고용률도 전국 최고의 개선율을 보였다. 지난해 대구의 연간 고용률은 58.2%로 2011년 대비 1.4% 상승해 전국 시ㆍ도 중 상승폭이 가장 높았다. 연간 전국평균 고용률 상승폭은 0.3%, 특별·광역시 평균 상승폭은 1.0%였다. 대구시 관계자는 “산업단지 조성과 기업유치를 통해 제조업비중을 높이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견실한 고용률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경북연구원은 올해도 대구지역의 경제성장률은 전국 평균(한국은행 전망치 2.8%)에 비해 소폭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규모 투자 유치로 재도약 발판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해 투자유치한 기업은 총 103곳으로 2007년 대비 16배 증가했고, 고용 규모(2만2368명)는 10배나 늘어났다.

외자 유치기업으로는 미국 태양전지 모듈업체인 스티온사(3520억원)와 현대커민스엔진(924억원) 등 굵직한 기업들이 포함돼 있다.

두 기업의 고용 인력은 1000여명에 이른다. 대구시가 이처럼 대규모 투자 유치에 집중하는 것은 100년 먹거리를 위한 신성장 산업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시는 올해도 외자 기업 8개사, 1억3000만달러 및 국내 기업 22개사 1140억원 등 총 2600여억원 유치를 목표로 세웠다.

국제적인 투자자 및 기업이 집중되는 대규모 해외 박람회·전시회 행사에 투자유치단을 파견, 유치활동의 효율성을 높이고, 일본 노무라연구소 등과 같은 세계적인 컨설팅기관 및 주한외국상공회의소 등과 협력채널을 구축해 우수 잠재투자 기업 발굴에 나섰다.

최병록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은 “투자 잠재가능성이 높은 독일·일본 등을 중심으로 지역의 우수한 투자환경을 최대한 부각시켜 실제투자로 이어지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대구국채보상운동공원 야경.   /대구시청 제공
대구국채보상운동공원 야경. /대구시청 제공

글로벌 지식산업 도시가 해법

시가 지향하는 글로벌 지식산업도시는 기존의 제조업·서비스 산업에서 신규 비즈니스를 창출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기반산업으로 세계적인 강소기업 육성의 의지를 담고 있다. 생산, 부가가치, 고용 등 유발효과가 높고 자동차와 정밀기계, 의료, 부품 등 전후방 산업연관 효과도 크다. 글로벌 지식산업 전략은 연구개발허브 조성과 섬유, 기계금속, 자동차부품 등 주력산업 고도화를 통한 지역기업 경쟁력 강화와 로봇산업, IT융·복합산업, 그린에너지산업 등이 포함된다.

시는 영남권 연구ㆍ개발(R&D) 허브 구축을 위해 대구연구개발특구 경쟁력 강화, 기초과학연구원 DUP캠퍼스 연구단 유치, 한국뇌연구원 건립 등 지역의 미래성장 잠재력 확충과 지속적 성장기반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은 내년 3월 학부 과정을 개설하고 기초과학연구원 연구단 추가 유치를 통해 영남권 R&D 거점기관으로 도약하고 있다.

주력산업 고도화는 자동차부품산업을 지능형자동차부품산업으로, 섬유산업은 산업용 섬유 및 고기능성 신섬유산업으로 구조 고도화를 통해 지역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연구개발특구에는 지난해에 이어 대학, 연구기관 보유 기술의 기술 사업화를 확대해 벤처 생태계를 조성하고, 생산지원공간 확보와 특허 등 기술사업화 지원기관 집적을 위한 대구테크비즈센터 건립 등을 추진한다.

김범일 대구시장은 “침체된 도시 분위기를 바꾸는 데 초점을 맞추면서 도시 역동성을 높이겠다”며 “대구가 ‘글로벌 지식산업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착실히 미래를 준비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구=김덕용 기자 kim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