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달서구 성서공단에서 자동차부품업체를 운영하던 A기업 이모 대표는 최근 기업 승계를 앞두고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60%가량의 지분 상속에 따른 과세 문제와 후계자 선정이 기업 운영에 걸림돌이 됐다. 거래은행이던 대구은행 지점을 찾아 하소연하던 이 대표는 지점장으로부터 조언을 듣고는 바로 기업개선추진팀을 찾았다. 대구은행 기업개선추진팀은 경영컨설팅을 실시하고 후계자의 역량이 확보될 때까지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을 제안했다. 상속 및 증여 에 관해서도 합리적인 절세 방안을 제시했다. 이 대표는 “회사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컨설팅이었다”며 만족감과 신뢰감을 나타냈다.

국내 최초 지방은행인 대구은행(은행장 하춘수)이 지역 중소기업과의 상생협력을 위한 ‘통 큰’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지역 중소기업들에 대한 대출을 늘리는 한편 지역밀착사업을 강화, 지방은행으로서의 장점을 십분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하춘수 대구은행장(가운데)이 지난 3월 경북 포항에 위치한 제일테크노스를 방문, 나주영 대표(맨 오른쪽)와 생산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대구은행 제공
하춘수 대구은행장(가운데)이 지난 3월 경북 포항에 위치한 제일테크노스를 방문, 나주영 대표(맨 오른쪽)와 생산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대구은행 제공

○中企에 1조1000억원 지원

대구은행은 지난 1월 지역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중소기업지원협의회’를 설립했다. 이 협의회는 고객전략본부장이 의장을 맡고 위원인 부서장 4명으로 구성됐으며 중소기업 지원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여신심사부 내 기업 금융 애로 상담센터와 유동성 지원반도 운영하고 있다. 지역 중소기업에 경영 노하우를 전수하는 DGB 경영컨설팅센터에서는 경영전략이나 인사, 마케팅 등의 기업경영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달 현재 총 400여건 이상의 컨설팅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대구은행의 지난해 원화대출금은 1조7200억원으로 이 중 64%인 1조1000억원이 중소기업에 지원됐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200% 확대된 2조2000억원의 대출계획을 세웠다. 중소기업에 실질적인 금융지원을 위해 지난해 2월 신용보증기금을 시작으로 기술신용보증기금, 대구·경북신용보증재단 등 4개 보증기관에 총 40억원을 특별 출연했다. 이를 재원으로 중소기업에 모두 460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들이 금융비용을 절감하고 유동성을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을 받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구은행은 대출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정부의 정책자금 지원을 늘리고 만기가 도래한 중소기업들의 대출 중 운전자금대출은 3년 이내, 시설자금은 10년 이내까지 연장해주고 있다.

중소기업을 위해 특화된 맞춤형 금융상품도 선보이고 있다. 금리 및 한도를 우대하는 ‘DGB프라이드 론’, 생애 첫 공장구입 기업에 자금지원 및 세무관련 자문을 하는 ‘내공장처음마련대출’, 청년 창업기업 금융지원을 위한 ‘DGB청년드림대출’ 등이 대표적이다.

○애로사항 현장에서 듣는다

[글로벌 지식산업도시 대구] 대구은행 '中企 손톱밑 가시빼기' 선도…CEO가 직접 챙긴다
요즘 하춘수 대구은행장의 발걸음이 어느 때보다 바쁘다. 올해 은행권 화두인 창조금융의 아이디어를 현장에서 얻기 위해서다. 창조경제의 전선에 서 있는 지역 중소기업들이 쏟아내는 이야기야말로 창조금융의 기반이라는 판단에서다. 올 들어서 행장이 직접 방문한 기업도 50여개를 넘어서고 있다.

대구은행은 지역 중소기업 회생을 위한 다각적인 금융지원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경영진들이 직접 중소기업체들의 현장방문에 나서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이른바 ‘CEO마케팅’을 실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의 모임, 세미나 등 을 확대하면서 이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DGB금융그룹 임직원 부인들도 땀 흘리고 있는 근로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직접 현장에 찾아가 ‘행운의 떡’을 전달하는 등 단순한 금융지원 이상의 차별화된 지역밀착경영에 주력하고 있다.

하 행장은 “대구은행은 지역과 함께 동고동락하는 공동체 은행이 목표”라며 “지역의 중소기업과 동반성장하기 위한 다양한 금융 서비스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대구=김덕용 기자 kim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