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 임대업에 베팅한 '투자 귀재'…소로스, 유전개발 증가 따른 수송수요 겨냥
헤지펀드계의 거물 조지 소로스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 회장(사진)이 보기에 따라서는 다소 엉뚱한 투자를 했다. 심해 유전 및 가스전 개발이 늘어난다는 이유로 헬리콥터 임대업에 투자한 것이다. 하지만 조금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역시 투자의 귀재”라며 무릎을 치게 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 소로스 회장과 마이클 델 델컴퓨터 최고경영자(CEO)가 개인적으로 3억7500만달러(약 4102억원)를 헬리콥터 임대 회사인 웨이포인트에 투자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투자금을 바탕으로 웨이포인트는 현재 가지고 있는 45대의 헬리콥터를 65대까지 늘릴 예정이다.

웨이포인트의 주요 고객은 유전에서 일할 근로자를 헬리콥터로 수송해야 할 에너지 회사다. 소로스는 심해 유전 개발 증가로 헬리콥터 임대업의 수익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채굴이 가능한 해양 유전의 깊이는 2000년만 해도 1.5㎞에 불과했지만 2010년부터 3㎞ 이상까지 깊어졌다. 이 때문에 과거에는 평균 128㎞ 정도였던 육지에서 시추공까지의 거리도 최대 241㎞까지 늘어났다.

유전까지의 거리가 길어진 만큼 유전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의 출퇴근을 위해 이용하는 헬리콥터 수요와 임대시간이 함께 올라가고 있다. 반면 임대시장이 활성화된 제트기와 달리 헬리콥터는 아직 임대사업자가 많지 않아 공급이 적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