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급여 5000만원 이하땐 재형저축 '우선'…목돈 생기면 세금우대저축+ELS로 절세효과
부모님 세대에는 재테크에 대한 큰 고민 없이 은행 적금만 들어도 아파트를 마련할 수 있었다. 1970년대 매월 12만원(1976년 출시 재형저축의 최대 월 납입액, 당시 월급의 30% 이내)씩 10년간 예금금리 연 18%에 적금을 부었다면, 만기에 약 2747만원을 받았을 것이다. 1981년 당시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115㎡ 분양가가 2300만원 정도였으니, 정말 저축만으로도 집 장만이 가능했다.

지금은 어떨까. 월 100만원(도시근로자 평균 월급의 3분의 1 수준)씩 10년간 적금을 넣어도 금리 연 4%를 가정하면 만기에 받을 돈은 약 1억4420만원에 불과하다. 서울의 30평형대 아파트 전셋값의 절반밖에 안 된다. 내집 마련은커녕 전세도 얻기 어려운 요즘이다. 금리는 낮아지고 경제성장으로 자산가치는 높아지면서 과거처럼 ‘저축이 미덕’이라는 생각으로 살기에는 세상이 너무 많이 변했다. 이제는 사회 초년생들도 목적에 따라 다양한 상품을 적절히 활용해 체계적인 재테크 전략을 세워야 한다.

○목돈 마련 재형저축·적립식 펀드로

재테크의 1순위 목표는 바로 ‘목돈 마련’이다. 목돈 중에서도 많은 직장인의 숙원인 주택 마련 자금이 중요하다. 그 수단으로는 최근 다시 선보인 재형저축을 활용하도록 하자. 재형저축은 연간 1200만원(분기당 납입한도 300만원)까지 납입한 금액에 대해 발생한 이자 및 배당소득세 14%가 면제(단, 1.4%의 농특세는 부과)된다. 가입조건(총급여 5000만원 이하 근로자, 종합소득 3500만원 이하 사업자)에 해당된다면 가입하는 것이 좋다.

재형저축은 수익이 많아야 더 많은 혜택을 볼 수 있는 특징을 갖고 있다. 비과세는 발생한 이익에 대한 세금을 면제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수익성은 따져야 한다. 재형저축 적금은 단리로 투자돼 4% 금리가 7년간 유지된다 해도 실질 수익률은 2%밖에 되지 않는다. 실제로 4년차부터는 현재 3%도 안 되는 시중금리에 연동된다는 점에서 만기 때 총수익률은 이보다 더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적금은 장기 저축의 기능보다는 1년 단위 예비자금 마련용으로 활용하도록 하자. 재형저축은 금리가 하락하면 오히려 수익이 나는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를 선택해 적금보다 수익은 높이고, 주식보다 안정적으로 투자하도록 하자. 채권형 펀드 중에서도 해외 채권형 펀드가 금리가 높은 브라질, 멕시코 등 이머징 국채 투자로 수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 신용등급이 높은 호주, 미국 같은 선진국 채권에 투자해 안정성도 확보할 수 있다.

물론 일부에서는 재형저축에 가입하면 세제혜택을 위해 7년이나 자금이 묶이기 때문에 망설이기도 한다. 그러나 다양한 상품에 분산투자하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중간에 급하게 목돈이 필요한 경우 여러 상품 중에서 필요한 금액에 해당하는 하나의 상품만 해지하면 나머지 상품은 비과세 혜택을 유지할 수 있다.

가입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재형저축에 가입하지 못하거나 당장 2~3년 내 필요한 결혼 자금용 목돈을 만들고 싶다면 국내 주식형 펀드를 활용하도록 하자. 국내 주식형 펀드는 국내 시장에 투자하기 때문에 상황에 따른 대응도 편하고, 적립식으로 꾸준히 투자하면 변동성도 줄일 수 있다. 또 매도 시기를 자유롭게 정할 수 있어 자금 운용의 유연성도 높다. 결혼 시기에 맞춰 자금을 적절히 사용할 수 있다.

물론 펀드 선택이 고민될 것이다. 그러나 이 문제는 인덱스펀드로 해결할 수 있다. 인덱스펀드는 주가지수에 영향력이 큰 종목들로 구성돼 지수 수익률을 따라가도록 운용되는 펀드다. 일반적인 액티브펀드처럼 운용 시 매니저의 주관적인 판단이 들어가지 않는다. 따라서 인덱스펀드는 매니저 리스크를 극복하고 펀드 선택의 실수를 줄일 수 있다. 수수료도 인덱스펀드가 액티브펀드 대비 1%포인트 가량 낮으므로 비용 측면에서도 2~3년 이상 장기 투자하기에 유리하다.
총급여 5000만원 이하땐 재형저축 '우선'…목돈 생기면 세금우대저축+ELS로 절세효과

○ELS를 세금우대 저축으로 가입
열심히 목돈을 모은 뒤에는 어떻게 할지 막연할 테다. 목돈을 지켜야 한다며 은행예금에 묶어두는 것이 좋을까. 그렇지 않다. 수익률도 낮고, 절세효과도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이때 세금우대종합저축과 주식연계증권(ELS)을 결합하면 수익률을 높이는 동시에 절세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세금우대종합저축은 1000만원까지 이자 및 배당 부분에 대한 세율을 기존 15.4%보다 낮은 9.5%를 적용(단, 1년 이상 유지 조건)해준다. 펀드든 ELS든 어떤 상품이든 선택해서 세금우대종합저축으로 가입하면 된다.

저율 과세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당연히 수익성이 높을수록 좋다. 그러나 어렵게 모은 돈이니 안정성도 반드시 살펴봐야 한다. 수익성과 안정성 측면에서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수단이 바로 ELS다. ELS는 주가지수나 종목주가를 기초로 미리 정해 놓은 조건에 따라 수익이 결정되는 상품이다.

예를 들어 코스피200지수가 가입할 때보다 40% 이상 하락하지 않으면 연 7%의 수익을 주는 식이다. 이처럼 주가가 하락해도 일정 수준까지는 손실이 발생하지 않고, 조건에 따라 수익을 얻을 수 있어 주식 투자의 수익성을 추구하면서 안정성을 보강할 수 있다.

총급여 5000만원 이하땐 재형저축 '우선'…목돈 생기면 세금우대저축+ELS로 절세효과
일반적으로 종목형 ELS가 지수형 ELS보다 높은 수익률을 제시한다. 그러나 제시 수익률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위험이 높다는 의미이므로 안정성을 고려할 때 종목형 ELS보다는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작은 코스피지수로 구성된 지수형 ELS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 최근 인기인 위안화 파생결합증권(DLS)처럼 원금보장형 ELS를 활용하면 예금 못지않게 안정적으로 투자하면서 수익률은 높일 수 있다.

송은나 <삼성증권 선임연구원 eunna1230.song@sams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