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글로벌 증시와 나홀로 다른 흐름을 보이며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일부 중소형주에 대한 쏠림 현상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는 소외주들도 늘어났다. 증시 전문가들의 투자해법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하> 상반기 2000선 회복 기대 크다

코스피지수가 올 상반기에 본격 상승세를 탈 수 있을까. 시장 전문가들은 점진적인 상승세를 나타낼 가능성은 있지만 추세 회복까진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 상반기 중 얼어붙은 시장 분위기가 다소나마 회복되면서 2000선을 회복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뚜렷한 상승동력(모멘텀)이 없어 일시적인 반등 뒤 다시 2000선 전후에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지호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센터장은 7일 "글로벌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던 상태에서 벵가드 펀드 이슈와 북핵 리스크가 겹쳐 투자심리를 억누른 면이 있다" 며 "무엇보다 1분기 기업들의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와 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사실상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등 부진한 실적이 시장 참가자들의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는 지적이다.

윤 센터장은 "문제는 2분기 미국과 중국의 경기 회복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 이라며 "중국도 무리한 경기부양책보다 국내총생산(GDP) 7.5%선을 유지하는 수준에서 정책 기조가 지켜질 것"으로 내다봤다.

올 2분기 증시는 지난 1분기 악재에 대한 피로도를 덜어내면서 더딘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게 윤 센터장의 전망이다.

그는 "기존 악재들은 이미 시장에 반영된 부분이 크기 때문에 재부각돼 시장에 약영향을 줄 가능성은 작다" 면서 "오는 18일 미국의 부채한도 상한 재조정 등의 이슈가 돌발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언급했다.

코스피는 중소형주 중심의 코스닥과 달리 '박스권'에 갇힌 흐름을 보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상반기 남은 기간 동안 증시가 현재 상황에서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 이라며 "세계 증시가 좋아질 수 있는 부분을 먼저 반영해 크게 올라 오히려 박스권 내 하방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향후 경기 회복세가 더 둔화되는 등의 부정적인 부분도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센터장은 "일부에선 세계 증시와의 '간극 좁히기'를 말하기도 하지만 간극이 벌어진 상태에서 시장이 갑자기 우호적으로 변화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며 "미국 증시도 반년 가량 상승세를 지속해 장기 상승에 따른 피로감이 누적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경기 회복세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 이상 주가가 크게 오를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그는 "먼저 경기회복세가 뒷받침돼야 한다" 며 "현재 회복세가 미약하기 때문에 증시가 2000선을 돌파해 안착을 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1분기 증시와 다른 점은 미약하나마 희망적인 측면들도 늘어나고 있다는 부분이다. 기업들의 실적이 1분기 대비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기고 있다. 또 지수가 현 수준에서 더 빠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심리적 저항선'도 형성됐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유럽, 중국 그리고 한국 모두 하반기 경기 상승 동력(모멘텀)이 상반기보다 강해질 것" 이라며 "소재·산업재 주식의 경우 현재 수준이 최저점(Rock Bottom) 국면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경기 둔화와 실적 우려가 겹쳐 올 2분기에 하락폭이 컸던 업종·종목들에 대한 저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도 남아 있다. 기준금리 인하나 추가 경정 예산 등이 가시화될 경우 증시의 상승 동력(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9일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조 센터장은 "2분기 중에는 증시의 상승·하락의 추세가 만들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며 "코스피 반등이 나타나더라도 1900선 수준까지 재하락 가능성이 있어 하반기를 겨냥한 저점 매수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