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0일 개봉하는 할리우드 SF영화 ‘애프터 어스’에서 주연을 맡은 윌 스미스 부자가 7일 저녁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레드카펫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는 30일 개봉하는 할리우드 SF영화 ‘애프터 어스’에서 주연을 맡은 윌 스미스 부자가 7일 저녁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레드카펫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1000년 후 지구에서 아버지와 아들이 생존 투쟁을 벌이면서 부자간 갈등을 극복하는 액션 어드벤처입니다. 환상적인 장면도 많지만 부자간의 갈등과 극복 과정이 핵심입니다.”

할리우드 SF어드벤처 영화 ‘애프터 어스’(오는 30일 개봉)에서 아들 제이든 스미스(15)와 함께 주연한 윌 스미스(45)가 7일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영화는 1000여년 후 지구에 불시착한 부자가 자신의 행성으로 돌아가기 위해 맹수 및 괴물들과 사투를 벌이는 내용이다. 인류는 1000여년 전 환경재앙으로 지구를 떠난 상황으로 묘사된다. ‘맨 인 블랙’과 ‘핸콕’ 등으로 할리우드 흑인 배우 중 최고 흥행스타 반열에 오른 스미스는 ‘행복을 찾아서’ 이후 7년 만에 아들과 함께 출연했다.

“극 중 아버지와 아들은 장군과 부하 관계이기도 합니다. 아버지의 명령을 거역한 아들은 독충에 쏘여 알레르기 반응으로 눈이 붓고 고통을 당합니다. 아들은 불복종에 따른 이 같은 상황을 어떻게 책임지고 극복하는지 보여줍니다. 영화가 끝난 뒤 아이들은 ‘아빠라면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까’ 하고 물어볼 겁니다. 부자간에 많은 대화를 할 수 있는 영화입니다.”

영화의 또 다른 요소는 환상적인 장면이라고 했다. 낭떠러지 아래로 아들이 새처럼 자유낙하하자 거대한 독수리가 먹잇감 사냥을 위해 추격한다. 코스타리카의 원시림에서 촬영한 장면에서는 맹수와 괴물들이 인간을 공격한다.

“저는 연기뿐 아니라, 기획과 제작까지 겸했습니다. 많은 역할을 동시에 하는 것은 어려웠습니다. 가령 제작자로서 블록버스터를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지만 부모로서 아들이 감성적으로 성장하도록 이끌어야 하는 책임도 느꼈습니다. 이런 갈등이 캐릭터에도 투영됐어요. 사이퍼 장군이 아들에게 명령할 때, 때로는 장군으로서 때로는 아버지로서 충돌했습니다.”

영화에서 아버지는 크게 다쳐 아들을 지구의 낯선 위험에 노출시킨다. 이는 실생활에서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으며 이런 상황에서 아이들은 위험을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저는 아들에게 스스로 의사결정을 내리고 책임지라고 가르칩니다. 아빠 말을 무조건 따르지 말고, 직접 판단하고 책임지라는 거죠. 제이든도 이제 사춘기라 아빠 말을 듣기 싫어하는 면이 있어요. 하지만 상대방을 존중하고 절제하는 성격입니다.”

이 영화는 스미스 부자가 우연히 이야기를 나누다가 만들게 됐다고 한다. 아버지와 두 번째 작품을 만든 제이든의 소감은 어떨까.

“아버지는 ‘스타워즈’의 요다처럼 많은 것을 가르쳐줬습니다. 하지만 7년 전 첫 작품에 비해 이번에는 서로 협력하는 부분이 많았어요. 영화에 대한 관점을 나누며 촬영했지요. 영화에서는 캐릭터에 맞게 엄한 아버지로 등장하지만 일상에서는 재미있고 쿨하고 친절한 아버지예요.”

가수 출신인 윌은 전날 YG엔터테인먼트를 방문하는 등 한국 아티스트에 관심을 보였다.

“한국은 환상적이고 창조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나라예요. 특히 한국 여성들은 아름답고요. YG를 방문해 빅뱅과 2NE1 등을 만났습니다. 그들과 창의적인 작업을 함께하고 싶어요. 이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면 싸이와 함께 앨범을 내고 싶습니다. 또한 박찬욱 감독과 영화도 찍고 싶습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