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인 함유량이 높아 국내 판매가 금지된 미국산 에너지음료를 수도권 유흥업소에 유통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미국산 고카페인 에너지음료를 유통한 혐의(식품위생법 위반 등)로 강모씨(46) 등 수입식품점 업주 7명과 유통업자 김모씨(28) 등 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2월부터 지난달까지 해외 인터넷 쇼핑몰에 주문해 국제 택배로 받거나 강씨 등을 통해 사들인 에너지음료 1만여개를 인터넷에서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강씨 등 식품점 업주들은 미군 부대 인근에 차린 가게에서 에너지음료를 확보해 김씨에게 팔아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김씨에게서 에너지음료를 공급 받아 ‘폭탄주’ 제조용으로 손님들에게 판매한 술집 주인 정모씨(35)도 함께 입건했다. 김씨는 에너지음료가 청소년이나 유흥업소 손님들에게 인기를 끌자 불법 유통에 나섰다. 김씨가 유통한 음료들의 ℓ당 카페인 함량은 263~390㎎에 달해 국내 기준치인 150㎎의 2~3배에 달한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에너지음료와 관련한 사망사례 13건을 조사 중인 점 등을 고려할 때 고카페인 음료를 함부로 섭취하면 위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강씨 등이 미군부대에 출입하는 군무원 등을 통해 음료를 대량 유출한 단서를 포착,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