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60% '스펙' 쌓으려 졸업 미뤄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과 대졸 미취업자 10명 중 6명은 이른바 스펙을 쌓기 위해 휴학하거나 졸업을 미룬 경험이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10명 중 3명가량은 해외 어학연수를 다녀왔고, 연수 비용으로 평균 1400여만원을 썼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최근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대학생 및 대졸 미취업자 815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8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37.8%는 취업준비와 스펙을 쌓기 위해 휴학을 했거나 졸업을 연기했다고 답했다. 앞으로 졸업을 미룰 계획이 있다는 응답자는 21.6%였다. 대학 졸업에 걸리는 기간을 묻는 설문에는 48%가 ‘5년 이상’이라고 답했다. ‘6년 이상’이라고 답한 응답자도 16.3%에 달했다. 4년 만에 졸업한다는 응답자는 40%였다.

스펙과 취업의 상관관계에 대해선 97.5%가 ‘스펙이 좋아야 취업이 잘 된다’고 답했다.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응답은 2.5%에 그쳤다. 스펙 가운데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영어점수’(69.2%)였다. 다음으로 각종 자격증(64.5%), 학점(57.8%), 인턴활동(24.9%), 제2외국어(20.0%) 등의 순이었다. 목표로 하는 토익(TOEIC) 성적은 990점 만점에 ‘800점 이상’이란 응답이 70.5%였다. ‘900점 이상’도 24%였다.

토익 성적을 높이기 위해 학원 수강 등으로 매달 지출하는 비용은 평균 29만7000원이었다. 스펙을 쌓기 위해 해외 어학연수를 다녀온 응답자도 많았다. 26.1%가 최소 3개월 이상 어학연수를 다녀왔다고 답했다. 어학연수에 들인 비용은 평균 1423만원이었다.

취업 선호 직장은 대기업(23.6%), 공기업 및 공무원(20.1%), 중견기업(14.7%), 중소기업(10.2%), 금융기관(3.7%), 외국계기업(2.3%) 등으로 조사됐다. 배상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절반에 가까운 취업준비생이 대기업과 공기업 취업을 선호하는데, 2016년부터 300명 이상 대기업과 공기업 정년이 60세로 연장되면 청년층 취업문은 더 좁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