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 손담비 "저 결혼해요…서른다섯 살 전에 '꼭' 이요"
거짓말 조금 보태 주먹만한 얼굴에, 그야말로 사슴 같은 눈망울. 에스프레소 한 잔을 앞에 두고 슬픈 눈으로 창 밖을 고즈넉이 바라보면 딱 어울릴 법한 이 여자, 기민한 동작으로 옷을 1분여 만에 갈아입고 나와 바로 카메라 앞에 선다.

셔터 소리가 들릴 때마다 자유자재로 바뀌는 포즈. 그야말로 프로 모델처럼 능란하다. 가수와 배우를 거쳐 MC라는 새로운 명함을 내밀고 있는 손담비다. 편안한 트레이닝복으로 갈아입고 인터뷰를 시작한 그에게는 촬영할 때의 도도함은 온데간데없다. 촬영에 임하는 자세와 기민한 움직임에 사진기자도 혀를 내둘렀다고 전하자 쑥스러운 듯 미소를 내놓는다.

[텐아시아] 손담비 "저 결혼해요…서른다섯 살 전에 '꼭' 이요"
“제가 워낙 빨리빨리 일을 하는 편이거든요. 광고 찍을 때도 마찬가지고요, 호호. 그렇게 예전엔 달리기만 한 것 같아요. 4년의 연습생 시절을 거쳐 스물다섯이라는 늦은 나이에 데뷔하고, 내내 일하고…. 서른이 되니까 막상 걱정했던 것보다 괜찮네요. 조금의 여유가 생겼다고나 할까요.”

햇수로 데뷔 7년. 손담비는 최근 케이블채널 MBC뮤직 ‘손담비의 뷰티풀데이즈’의 MC로 또 다른 변곡점을 찍고 있다. 연습생 시절부터 단짝인 가희, 스타일리스트 채한석과 함께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다. 뷰티나 패션뿐 아니라 ‘라이프’까지 아우르는 전방위 프로그램이다.

“MC는 생각도 못 했는데…. 제가 일에 욕심이 많거든요. 친한 사람들과 함께해서 편하게 하고 있어요. 가수 활동도, 광고 촬영도 혼자 많이 했는데 이번엔 개인적인 삶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유쾌 상쾌하게 하고 있어요. 새벽 6시부터 촬영하려면 힘들죠. ‘라이프’ 부분이 인기가 많아요. 스케이트나 자전거도 타고, 요가도 하고…. 한석 오빠는 힘들어하지만 포기할 수 없는 코너죠.”

1주일에 이틀 정도를 할애하는 촬영이 쉽지 않다고 엄살을 부려보지만,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하다. 손담비는 평소 관심이 많았던 패션 분야 프로그램을 맡게 되자 의상 협찬을 사양하고 자신의 안목을 담은 옷을 입고 출연하고 있다. 7년간 함께 일한 스타일리스트와 과감히 결별하고, 현재 그룹 샤이니의 스타일리스트이기도 한 최민혜와 손을 잡았다. 가수로서 무대에서 자신만의 콘셉트를 살려줄 의상을 선보이고 싶다는 마음도 한몫했다.

[텐아시아] 손담비 "저 결혼해요…서른다섯 살 전에 '꼭' 이요"
“제가 패션에도 관심이 많지만, 가수는 사실 무대에서 특이한 것을 많이 보여줘야 하거든요. 얼마 전에는 일본 시부야로 의상 콘셉트를 잡으러 사전답사도 다녀왔어요. 6월에 새 앨범을 낼 예정이라서요. 드라마 ‘빛과 그림자’를 찍느라 앨범이 늦어져서 지난번 ‘눈물이 주르륵’ 때 밭게 준비했거든요.”

2011년부터 지난해 여름까지 MBC 드라마 ‘빛과 그림자’의 유채영 역으로 64부작을 소화하며, 배우로서 호평도 받았던 터. 2009년 SBS ‘드림’으로 연기를 시작할 땐 기계적으로 연습하기에 바빴지만 ‘빛과 그림자’를 통해 연기에서 자신의 감정이 갖는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 이제는 악역이나 액션까지 소화하고 싶은 욕심도 부려본다.

“가수 배우 MC 각각의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MC로는 저만의 스타일을 만들고 싶지만, 가수와 배우로는 엄정화 선배님을 닮고 싶습니다. 결혼 계획이요? 늦어도 서른다섯에는 좋은 짝을 만나서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싶어요. 물론 일은 계속하고요!”

글=이재원 텐아시아 기자 jjstar@tenasia.co.kr, 사진=이진혁 텐아시아 기자 eleven@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