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소호에서 7일(현지시간) 열린 한 정보기술(IT) 벤처기업의 창업 행사. 33세의 젊은 벤처사업가가 등장하는 순간 행사장에 있던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거물 정치인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이 함께 나타났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시장은 직접 행사의 시작을 알렸다. “이 혁신적인 기업은 뉴요커들이 사는 모든 방법을 바꿔 놓을 겁니다.”

블룸버그 뉴욕시장까지 직접 나서 지원 의사를 밝힌 주인공은 ‘검색엔진 천재 개발자’ 오리 알론 어반컴패스 대표(사진)다. 알론은 2006년, 26세 때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에서 첫 검색엔진을 만들었다. ‘오리온’이라는 이름의 이 엔진은 검색어와 직접 연관된 정보는 물론 그와 관련된 주변 정보까지 찾아줬다. 이 엔진을 사기 위해 구글 야후 마이크로소프트가 ‘돈 전쟁’을 벌였다. 구글은 수천만달러에 오리온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알론은 구글에 입사했지만 다른 사람 밑에서 오래 일할 체질이 아니었다. 몇 년간 일하다 퇴사한 뒤 다시 ‘줄판’이라는 검색엔진을 만들었다. 실시간 검색에 특화된 제품이었다. 다시 실리콘 밸리의 거대 IT기업들이 달려들었고, 이번엔 트위터가 알론에게 수천만달러를 투자했다.

알론은 수백억원을 벌었지만 만족할 수 없었다. 그는 쉽게 만들어 비싸게 팔 수 있는 벤처기업이 아닌 진짜 건실하고 오래갈 회사를 만들고 싶었다. 그렇게 탄생한 게 어반컴패스다. 어반컴패스는 기본적으로 부동산 정보 사이트다. 사용자는 뉴욕 지역의 아파트를 가격, 침실 개수, 위치별로 검색할 수 있다. 사이트에서 매물을 보기 위해 예약할 수도 있고, 이웃들의 평가도 볼 수 있다. 단순 매물 정보뿐만 아닌 지역의 전반적 평판과 삶의 질까지 검색할 수 있도록 한 게 특징이다.

알론은 “매물을 보고 동네 평판을 살피는 일을 온라인에서 한번에 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시장은 “어반컴패스가 뉴욕시의 고질적인 주택부족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알론은 시작부터 63명의 많은 인원을 고용했다. 모두 구글 트위터 등 대형 IT기업 출신 엘리트다. 미국의 유명 부동산 재벌인 쿠슈너, 트럼프 가문이 투자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