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수 교육부 장관이 8일 인천 작전중학교에서 일일교사로 나서 진로 탐색·선택에 대한 강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남수 교육부 장관이 8일 인천 작전중학교에서 일일교사로 나서 진로 탐색·선택에 대한 강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전거를 타보지 않고 내가 자전거를 타는 것을 좋아하는지, 잘 할수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8일 인천 작전동 작전중학교 1학년 4반에 ‘장관 선생님’이 등장했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이 일일 교사로 나선 것이다. 교육부 장관이 스승의 날(5월15일)을 기념해 일일 교사를 맡은 것은 2008년 이후 5년 만이다.

서 장관은 꿈을 찾아가는 방법을 중심으로 수업을 진행했다. 그는 먼저 학생들에게 어떤 꿈을 갖고 있는지 물었다. 학생들이 “체육교사가 되고 싶다” “전문 상담사가 되고 싶다” 등의 답변을 하자 그는 각 직업의 특징을 설명했다.

이어 꿈을 이루려면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가’와 ‘내가 무엇을 잘할 수 있는가’를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직업으로 하게 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며 “그러기 위해선 다양한 체험을 하면서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탐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당장 꿈이 없다고 생각하는 학생들도 이런저런 경험을 하다 보면 자신이 원하고 잘하는 일을 찾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포기하지 않고 한 걸음씩 꾸준히 전진하는 자세가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유일한 왕도라고 그는 강조했다. “산자락에 서면 산꼭대기가 잘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 발 두 발 올라가다 보면 언젠가 정상에 오르게 되죠. 꿈을 이루는 것도 비슷합니다.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 쉼 없이 노력하면 결국 꿈은 이뤄집니다.”

서 장관이 이날 일일 교사로 나선 것은 무엇보다 교사들의 기를 살리기 위한 취지에서다. 서울대에서 철학을 전공했지만 교직 과목을 이수해 윤리교사 자격을 갖고 있는 그는 “수업이 얼마나 어렵고 많은 준비가 필요한지 교사 체험을 준비하며 새삼 느꼈다”고 말했다. 또 ‘꿈과 끼를 살리는 교육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 이날 수업 주제를 ‘꿈’으로 정한 것도 이 때문이란 설명이다. 중학교 전 과정 중 한 학기를 자유학기제로 운영하기로 한 것도 청소년들이 꿈을 찾아가는 길을 넓히겠다는 의미다.

서 장관은 어려움을 극복한 자신의 경험을 학생들에게 전하며 수업을 마무리했다. “부모님이 이북에서 피란해와 9남매를 어렵게 키우는 모습을 보면서 부모님을 행복하게 해드려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래서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결국 원하던 공무원이 됐고 장관도 될 수 있었습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