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중소기업 들의 자금조달을 지원하기 위해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매입하는 방식의 ‘비전통적인’ 양적완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일간 디벨트는 8일(현지시간) ECB내 소식통을 인용해 ECB가 조만간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남유럽 국가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는 부실여신을 직접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디벨트에 따르면 ECB는 부실여신을 보유하고 있는 은행들이 이를 묶어 채권을 발행해 리스크를 다른 투자자들에게 일부 전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자산유동화증권(ABS) 시장을 재도입하려고 하고 있다. ECB 정책위원회는 ECB가 직접 ABS들을 매입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지난 통화정책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기업들의 자금 조달을 지원하기 위해 ABS 시장을 지원하는 등 여러 가지 대안을 강구하기로 했다”고 밝혔던 마리오 드라기 총재의 발언과 일치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브 메르쉬 룩셈부르크 중앙은행 총재 겸 ECB 집행위원이 그럴 가능성을 부인하고 나섰다. ECB내에서도 매파에 속하는 메르쉬 위원은 이날 독일 아첸에서의 강연에서 “ECB는 자산매입과 같은 방식으로 시장에 보조금을 주는 일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앙은행의 일이 아니며 우리에게 주어진 정책목표를 뛰어넘는 일”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또 “이런 자산매입에 나설 바에야 우리가 가진 대출 지원 프로그램 을 활용하는 게 더 낫다”고 말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