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 콘텐츠산업 상생이 답이다] "영세한 콘텐츠업체, 자금 조달 용이하게 공제조합 만들겠다"
“한국의 콘텐츠 수출이 지난해 48억달러에 달하면서 문화분야 국제수지가 처음 흑자로 돌아섰습니다. 한류 콘텐츠는 제조업 수출에도 파급효과가 큽니다. 꾸준히 늘어난 화장품 수출이 지난해 처음으로 수입을 앞지른 게 단적인 사례지요.”

홍상표 한국콘텐츠진흥원장(사진)은 9일 “한류 콘텐츠의 영향력이 다른 산업으로 파급되는 ‘스필오버효과’가 다각도로 입증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해 상공회의소 조사를 보면 국내 기업 2개 중 1개는 한류 덕분에 매출이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콘텐츠 수출이 100달러 늘어날 때 소비재 수출은 412달러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는 한국수출입은행의 분석자료도 소개했다.

“한류 효과가 지속되려면 재미있는 콘텐츠들이 끊임없이 나와야 합니다. 그러나 콘텐츠 기업들은 대부분 영세하기 때문에 자금 조달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담보력이 취약해 은행 대출을 받기 어렵기 때문이죠. 정부는 가을께 콘텐츠기업들과 더불어 콘텐츠공제조합을 설립할 계획입니다.”

콘텐츠공제조합은 자금을 모아 관련 기업들에 투자, 보증, 융자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하게 된다고 홍 원장은 설명했다. 공제조합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대기업들의 민간출자, 금융권의 자금출연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한류 콘텐츠의 수혜를 본 대기업들이 한류에 진 빚을 갚는 차원에서도 투자해야 하며 이것이 창조경제에 필요한 동반성장 생태계를 조성하는 길이기도 하다고 역설했다.

“제조업체가 생산품을 단순하게 수출하던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한류 콘텐츠와 결합한 제조상품 수출이야말로 막강한 시너지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제조업이 오래도록 생존하려면 제조분야 대기업과 콘텐츠 중소기업이 협력해야 합니다.”

홍 원장은 애플이 기기-서비스-콘텐츠로 이어지는 아이폰 생태계를 만들어 수많은 벤처기업을 탄생시킨 점을 눈여겨보고 한국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하는 생태계를 만들어내 더 넓은 시장을 창출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