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 친 채권금리…3년물 한때 0.10%P 하락
한국은행이 9일 예상과 달리 기준금리를 인하하자 채권시장은 크게 요동쳤다. 금리 인하를 발표하자 한은의 입장 변화에 환호하며 채권금리는 오전 중 가파른 하락세(채권값 상승)를 보였다. 오후 들어 점차 상승하더니 결국 낙폭을 모두 반납했다. 경기부양 효과에 따른 물가 상승 전망에 힘이 실린 까닭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과 같은 연 2.55%로 마감했다. 오전 10시16분 기준금리 동결 발표 직후 급락한 금리는 1시간여 뒤인 11시29분 연 2.45%에 매도 호가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낙폭이 줄었다.

채권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는 3년 만기 국채선물 가격도 전날과 같은 107.00으로 마감했다. 표면금리 연 5%짜리 가상의 국고채 가격을 100으로 환산해 거래하는 이 파생상품의 가격은 장중 한때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수세로 107.39까지 상승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시장금리가 이미 한 차례의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일시적인 하락에 그친 것으로 해석했다.

이런 전망에 따라 일부 장기물 금리는 오히려 상승했다. 국고채 10년물은 이날 0.02%포인트 오른 연 2.84%, 20년물은 0.01%포인트 오른 연 3.02%를 나타냈다.

금리가 요동치면서 투자자들은 적지않은 혼란을 겪어야 했다. 한 회사채 운용역은 “금리 인하를 예상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오전에 뒤통수를 맞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이재승 KB투자증권 연구원은 “김 총재가 그동안 금리 동결을 강하게 시사해 왔음에도 결국 인하 결정이 나왔다”며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연 2.4% 수준까지는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태호/하헌형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