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환 딜링룸 ‘웃음꽃’ > 한국은행이 7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한 9일 코스피지수는 23포인트 급등하며 1980선(1979.45)에 바짝 다가섰다. 원·달러 환율도 4원50전 오른 1091원에 마쳤다.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 외환 딜링룸 ‘웃음꽃’ > 한국은행이 7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한 9일 코스피지수는 23포인트 급등하며 1980선(1979.45)에 바짝 다가섰다. 원·달러 환율도 4원50전 오른 1091원에 마쳤다.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9일 기준금리를 연 2.5%로 낮추면서 자금 이동이 본격화하고 재테크 지형도에도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은행 예금 금리가 이미 연 2%대에 진입한 데다 국내 채권 가격도 당분간 더 오르기는 힘들 것이라는 예측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예금이나 채권에만 투자하던 자산가들 사이에서도 주식이나 절대수익추구 펀드 등 투자 상품에 대한 관심이 생겨나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상품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황세영 씨티은행 CPC강남센터 부장은 “이미 고객 자금이 ‘금리+α’의 현금흐름을 만들어내는 상품으로 조금씩 옮겨가고 있다”며 “금리 인하를 계기로 이 같은 추세가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배당주 △절대수익 추구 펀드 △해외 채권 △주가연계증권(ELS) 파생결합증권(DLS) 등으로 자금이 몰릴 것으로 보고 있다.

◆채권 당분간 더 오르기 힘들어

[기준금리 0.25%P 전격 인하] 채권 떠나 주식으로…저금리 시대 '자금 대이동' 시작되나
지난해 자산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던 만기 10년 이상 국고채 장기물은 ‘이제 팔아야 할 때’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추가적인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낮은 데다 하반기 이후 경기가 회복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9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일과 같은 연 2.55%였고 10년물 금리는 0.02%포인트 오른 연 2.82%였다.

염상훈 SK증권 연구원은 “기존 국고채 금리 수준이 이미 기준금리 인하를 선반영했기 때문에 관망세로 끝났다”며 “향후 금리 하락폭은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경 삼성증권 SNI강남사업부장(상무)은 “당분간 채권 금리가 더 떨어지기 어렵기 때문에 30년물과 물가연동국고채 비중을 줄이려는 자산가가 많다”고 했다. 이 상무는 “이들이 금리 인하를 기회로 차익을 실현하고 투자 상품으로 자금을 옮기려 할 것”으로 전망했다.

◆배당주 인기…해외 투자 늘 것

그럼에도 당장 주식 직접 투자나 주식형 펀드 등으로 자금이 쏠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김현수 우리투자증권 100세시대컨설팅부 차장은 “예금이나 채권에 투자하던 사람들은 변동성이 높은 주식시장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며 “배당주나 해외 채권형 펀드 등을 ‘징검다리’로 삼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식시장에서는 배당주가 각광받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안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꾸준히 일정액을 배당으로 지급하는 주식은 ‘금리+α’를 얻을 수 있는 투자 상품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연초 이후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해외 투자에서도 이런 경향은 두드러진다. 김진곤 우리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강북센터 이사는 “자산가들이 노바티스 네슬레 BP 등 유럽 배당주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매수와 매도를 병행해 안정적인 수익을 얻는 롱쇼트펀드와 해외 배당주, 고수익 채권, 대체투자상품 등에 투자해 꾸준히 수익을 얻는 멀티인컴펀드도 대안으로 꼽힌다. 올 들어 롱쇼트펀드에는 3007억원, 멀티인컴펀드에는 7840억원이 모였다. 이재문 삼성증권 서울파이낸스센터 지점장은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펀드를 투자 대안으로 여기는 고객이 많아 계속 자금이 몰릴 것”이라고 했다.

ELS DLS도 수익률이 떨어졌지만 자금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서재연 KDB대우증권 갤러리아지점 부장은 “예금이나 채권 대신 원금보장형 ELS나 ELS에 분산 투자하는 주가연계펀드(ELF)를 변액보험을 통해 투자하는 자산가가 늘어나고 있다”며 “정해진 시기에 일정한 수익이 발생한다는 장점이 있어 최근 수익률 하락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인기를 끌 것”이라고 말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