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0.25%P 전격 인하] 외환시장도 한숨 돌렸다…원·달러 환율 4원50전 올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원화가치 상승에 제동이 걸렸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4원50전 오른 1091원에 마감했다. 환율이 오른 것은 지난 2일 이후 5일 만이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데다 외환당국이 개입, 환율을 더 끌어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원·달러 환율은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뚜렷해짐에 따라 3원50전 내린 1083원으로 출발했다. 오전 10시14분께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했다는 소식에 잠시 반등했으나 외국인이 주식 순매수에 나서면서 재차 하락하기도 했다. 그러나 곧이어 외국계 창구를 통해 달러 매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상승 반전했다. 손은정 우리선물 연구원은 “국내외 금리차가 줄어들면 글로벌 자금의 국내 유입이 주춤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환율이 반등했다”고 말했다.

환율 하락을 저지하기 위한 외환당국의 움직임도 나타났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당국이 환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개입에 나선 것도 환율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원·달러 환율은 오후 2시30분 이후 30분 만에 4원 가까이 올랐다.

이날 원·달러 환율이 오르긴 했지만 전날까지만 해도 ‘원고 쇼크’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퍼졌었다. 실제 지난달 8일(1140원10전) 이후 한 달 만에 50원 이상 빠질 정도로 하락 속도가 가팔랐다.

김중수 한은 총재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환율을 금리 결정의 한 요인으로 꼽을 정도로, 원고·엔저는 한국 경제 성장의 큰 부담 요인이 되고 있다. 전날엔 외환 당국자가 “재정환율 및 자금 유출입 등 외부 요인에 기대,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불필요하게 확대시키려는 움직임이 있는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구두개입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 인하만으로 확고한 환율 방어선을 구축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김성순 기업은행 자금운용부 팀장은 “일단 급락세는 멈췄지만 한국 채권에 대한 투자매력이 높은 상황이어서 환율이 추세적으로 오를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