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중 100일' 최태원 회장, 경영서적·수필 읽으며 현안 챙기고 항소심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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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잘 챙겨드세요. 아직 병원에는 가지 않았습니다.”
지난 6일 경기 의왕시에 있는 서울구치소. 수감 중인 최태원 SK 회장(사진)의 근황을 묻자 구치소 관계자가 목소리를 낮춘 채 귀띔해줬다. 그는 “가족과 회사 관계자들이 자꾸 면회를 온다”며 “낮엔 주로 항소심 준비를 하는 것 같고 저녁엔 경영 관련 책과 수필집을 읽으며 시간을 보낼 때가 많다”고 전했다.
민원실로 들어서자 접견안내 전광판에 면회가 예정된 수감자들의 번호가 표시돼 있었다. 오후 2시께 최 회장의 수감번호가 떴다. 이날 최 회장을 찾아온 사람은 총 8명. 그중 3명이 일반면회실로 향했다. 15분이 지나자 종료음이 크게 울렸다.
SK 직원이라고 신분을 밝힌 한 면회객은 “최근 계약직 58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한 내용 등을 보고했다”고 말했다.
펀드조성 과정에서 회삿돈을 꺼내 쓴 혐의로 수감 중인 최 회장은 10일로 구속 100일째를 맞는다. 최 회장은 1심에서 “펀드 인출 자체를 모른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경영 공백으로 비상이 걸린 SK는 새로운 경영체제인 ‘따로 또 같이 3.0’을 실험하고 있다. 그룹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아래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여하는 6개 위원회를 두고 급한 불을 꺼 가고 있는 형국이다.
그룹 관계자들은 최 회장의 공백으로 가장 큰 차질을 빚고 있는 건 해외사업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 3월 SK이노베이션이 인도네시아 석유화학단지 수주 경쟁에서 탈락했을 때도 최 회장의 부재 탓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최 회장은 2011년부터 인도네시아를 자주 방문해 고위관리들과 친분을 쌓으며 공을 들여왔다.
3월 플뢰르 펠르랭 프랑스 중소기업혁신디지털경제부 장관이 방한했을 때도 아쉬움이 남았다. 펠르랭 장관은 프랑스 정부가 추진 중인 200억유로 규모의 초고속 광통신망 사업에 SK텔레콤이 참여해 줄 것을 요청하고 협력 방안을 타진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협의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최 회장의 프랑스 인맥을 활용했다면 더 진전된 대화가 가능했을 텐데 그러지 못해 안타까웠다”고 털어놨다.
배석준 기자 eulius@hankyung.com
지난 6일 경기 의왕시에 있는 서울구치소. 수감 중인 최태원 SK 회장(사진)의 근황을 묻자 구치소 관계자가 목소리를 낮춘 채 귀띔해줬다. 그는 “가족과 회사 관계자들이 자꾸 면회를 온다”며 “낮엔 주로 항소심 준비를 하는 것 같고 저녁엔 경영 관련 책과 수필집을 읽으며 시간을 보낼 때가 많다”고 전했다.
민원실로 들어서자 접견안내 전광판에 면회가 예정된 수감자들의 번호가 표시돼 있었다. 오후 2시께 최 회장의 수감번호가 떴다. 이날 최 회장을 찾아온 사람은 총 8명. 그중 3명이 일반면회실로 향했다. 15분이 지나자 종료음이 크게 울렸다.
SK 직원이라고 신분을 밝힌 한 면회객은 “최근 계약직 58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한 내용 등을 보고했다”고 말했다.
펀드조성 과정에서 회삿돈을 꺼내 쓴 혐의로 수감 중인 최 회장은 10일로 구속 100일째를 맞는다. 최 회장은 1심에서 “펀드 인출 자체를 모른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경영 공백으로 비상이 걸린 SK는 새로운 경영체제인 ‘따로 또 같이 3.0’을 실험하고 있다. 그룹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아래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여하는 6개 위원회를 두고 급한 불을 꺼 가고 있는 형국이다.
그룹 관계자들은 최 회장의 공백으로 가장 큰 차질을 빚고 있는 건 해외사업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 3월 SK이노베이션이 인도네시아 석유화학단지 수주 경쟁에서 탈락했을 때도 최 회장의 부재 탓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최 회장은 2011년부터 인도네시아를 자주 방문해 고위관리들과 친분을 쌓으며 공을 들여왔다.
3월 플뢰르 펠르랭 프랑스 중소기업혁신디지털경제부 장관이 방한했을 때도 아쉬움이 남았다. 펠르랭 장관은 프랑스 정부가 추진 중인 200억유로 규모의 초고속 광통신망 사업에 SK텔레콤이 참여해 줄 것을 요청하고 협력 방안을 타진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협의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최 회장의 프랑스 인맥을 활용했다면 더 진전된 대화가 가능했을 텐데 그러지 못해 안타까웠다”고 털어놨다.
배석준 기자 eul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