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합법적인 성관계 연령을 13세로 낮추자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고 9일(현지시간) 더타임스 등 현지언론이 보도했다.

아동 성폭력 혐의로 법정에서 유죄를 인정한 BBC 방송의 원로 진행자 스튜어트 홀(83)의 변호를 맡은 법조인이 이같이 주장해 논쟁을 촉발했다. 런던 하드위크 법무회의소 소속의 바버라 휴슨 변호사는 작고한 방송 진행자 지미 새빌 추문에서 비롯된 이번 소송과 관련해 한 기고문에서 “보호자 동의가 필요 없는 합법적인 성관계 연령을 13세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새빌 추문 이후 연로한 명사를 대상으로 확대되고 있는 성추문 수사를 옛 소련 정부를 연상케 하는 마녀사냥에 비유하며 죄질이 낮은 수십년 전 비행에 대한 단죄는 중단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홀의 비행은 통상적으로 기소 사안이 못 된다” 며 “이번 파문은 사회적으로 희생양을 찾기 위한 사법체계 조작행위”라고 비판했다. 수사 당국에 대해서는 익명의 피해자를 대상으로 광범위하게 진행 중인 제보 수집 작업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BBC의 진행자로 이름을 날렸던 홀은 40여 년전 우월적 지위를 활용해 9~16세 소녀 13명을 상대로 성폭력을 자행한 혐의로 기소돼 최근 법정에서 유죄를 인정했다.

법조계는 휴슨 변호사의 주장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성 관계 연령을 13세로 낮추자는 주장은 강한 반발을 불렀다. 영국에서는 16세 미만 청소년에 대한 성범죄는 가중처벌 대상이다.

자선단체인 영국 아동학대방지학회(NSPCC)도 “시대착오적이고 잘못된 정보에 근거한 신뢰할 수 없는 주장”이라며 휴슨 변호사를 공격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