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달러 환율이 4년 만에 달러당 100엔을 돌파하면서 엔저 수혜주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9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오후 2시 38분 현재 전날 종가(달러당 99.02엔)보다 1.61%(1.59엔) 오른 달러당 100.61엔을 기록했다. 10일 오전 7시 현재 도쿄 외환시장에서 100.72엔선에 거래되고 있다.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00엔을 넘은 것은 2009년 4월14일 이후 처음이다.

엔·달러 환율은 동일본대지진 후인 2011년 10월31일 사상 최저치인 75.32엔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일본 총선을 앞두고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지난 달 4일 일본은행이 통화정책회의에서 매년 본원통화를 최대 70조 엔씩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주요 20개국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가 일본의 통화완화정책을 용인하는 분위기로 마무리되면서 엔저 현상은 본격화됐다. 당시 환율은 달러 당 93엔대에서 급상승했고 지난달 22일께는 99엔대 후반까지 치솟았다.

엔저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일본 수입 비중이 높은 기계 업체와 엔화 부채를 보유한 업체들, 일본 수출업체들이 부상할 전망이다.

엔화 약세가 호재로 작용하는 종목으로는 두산인프라코어와 한국정밀기계, 현대위아, 포스코 등이 꼽힌다. 일본 대표 수출주로는 시마노, 혼다자동차, 코마츠, 캐논, 브릿지스톤그룹, 아사히 글라스, 신에츠화학 등이 있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대표 수출기업들은 엔화 약세에 연이어 실적 전망을 상향 조정하고 있다" 며 "엔화 약세가 일본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6~7개월 시차가 소요된다는 제이커브(J-curve)효과를 고려할 때 2분기 이후 일본 수출지표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당분간 엔저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선물 금융선물팀은 "뉴욕 애널리스트들의 경우 달러·엔 변동성이 줄어들기를 기다리는 세력이 많아 엔 숏포지션이 증가한다면 연말 달러화가 118엔 근처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