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 환율이 '엔저(低)' 영향으로 4년7개월 만에 1100원 아래로 떨어졌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엔 재정환율은 장중 1081.59원까지 떨어졌다. 2008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1100원 밑으로 내려갔다.

이날 오전 11시25분 현재 전날보다 원엔 환율은 전날보다 13.60원 하락한 1090.88원에 거래됐다. 원·엔 환율이 하락하면 일본 기업과 경쟁관계인 수출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

같은 시각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101.50원까지 상승, 지난 3일(장중 1102.40원) 이후 불과 5거래일 만에 1100원 대로 되돌아갔다.

원·달러 환율이 이틀째 상승(원화 가치 하락)하며 1100원 선을 넘어섰다. 미국 달러화가 고용지표 호조 소식에 힘입어 강세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

일본 엔화도 달러화에 대해 약세를 보이며 엔·달러 환율은 4년 만에 달러당 100엔을 넘어섰다.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00엔을 넘은 것은 2009년 4월14일 이후 처음이다.

손은정 우리선물 외환연구원은 "엔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달러당 100엔을 넘어섰다" 며 "원·엔 환율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심리적 부담감이 커지면서 역으로 원·달러 환율의 상승(원화 가치 하락)을 지지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미 달러화 대비 엔화가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원화가 반대 흐름을 보일 경우 원·엔 환율 하락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올 들어 원·달러 환율은 1월 중 1050원까지 하락(원화 가치 상승)한 이후 꾸준히 올라 2월 중 평균 1086원, 3월 1103원, 4월 1121원을 기록했다. 4월에는 북한 관련 지정학적 위험 요인이 부각되면서 1145원 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이후 지정학적 위험요인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으면서 1100원 아래에서 안정세를 찾는 모습이었다.

전승지 삼성선물 외환연구원은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유동성 확대 정책 부분은 환율에 하락 재료가 되고 있다" 면서 "그러나 엔화 약세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력 등이 원·달러 환율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