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07년 발효한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의 개방 수준을 높이기 위해 추가 협상에 나서기로 했다. 이를 앞두고 15일 공청회를 열어 학계와 기업의 여론을 수렴한다.
한국은 한·아세안 FTA 추가 협상을 통해 베트남,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아세안 회원국의 자동차 시장 개방(완성차 기준) 등을 겨냥하고 있다.
○공청회 열어 여론 수렴
산업통상자원부 고위 관계자는 “현재 90% 수준인 한·아세안 FTA 개방률을 끌어올리자는 데 양측이 공감하고 있다”며 “추가 자유화 추진을 위해 학계와 경제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우선 청취하기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를 위해 15일 한국무역협회와 함께 ‘한·아세안 FTA 추가 자유화 추진 공청회’를 열 예정이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인 아세안은 미얀마 라오스 말레이시아 베트남 브루나이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캄보디아 10개국으로 이뤄진 인구 6억명의 거대 경제권이다. 한국에는 미국 중국 일본 EU와 더불어 5대 교역시장 중 하나다.
아세안은 1990년대 중반부터 급격한 경제 성장에 힘입어 구매력이 커졌다. 현지 내수시장을 겨냥한 투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한·아세안 FTA는 2005년 협상을 시작한 뒤 2007년 6월에 발효됐다. 한국이 거대 경제권과 맺은 최초의 FTA로 경제적인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한국의 아세안 수출액은 지난해 791억달러로 FTA 체결 전인 2006년 320억달러보다 두 배 이상 뛰었다.
○개방률 더 끌어올린다
하지만 한·아세안 FTA는 한국이 미국, EU 등과 맺은 FTA와 비교하면 개방 수준이 낮아 국내 기업의 활용률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한·미, 한·EU FTA의 관세철폐 비율은 99%에 달한다. 반면 한·아세안 FTA는 90% 수준이다. 때문에 국내 기업의 한·아세안 FTA 활용률은 8.9%에 불과하다. 한·미, 한·EU FTA 활용률이 60~80%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낮다.
게다가 한·아세안 FTA는 상품 수 5224개를 기준으로 관세철폐 비율(90%)을 정한 뒤 나라별로 양허 품목을 정하도록 해 일부 국가에서는 자동차 철강 등 한국의 주력 상품이 관세철폐 품목에서 제외됐다. 예컨대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으로 수출하는 한국산 자동차(완성차)는 무관세 혜택을 받지 못한다. 정부가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아세안 일부 국가와 양자 FTA 체결을 추진해온 것도 자동차 시장을 포함한 아세안 시장의 개방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다.
○투트랙 협상 전략 구사
정부는 이 같은 개별 국가와 FTA 체결을 진행하면서 아세안과 추가 협상에 나서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할 방침이다. 아세안 전체와 동시에 협상을 진행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판단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경쟁국인 일본은 아세안 개별 국가와 협상을 추진하고 있어 체결 속도가 더딘 편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아세안 FTA 개방 수준을 더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면서도 “동시에 양자 협상,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다양한 방식을 함께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세안도 추가 자유화 협상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한성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는 “아세안 입장에서도 시장 확보, 한국 정부의 공적개발원조(ODA) 지원 확대 등 실익이 적지 않다”며 “역내 입지를 견고히 하기 위해 한국과의 경제 협력을 공고히 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항공사들의 신입 객실승무원 채용 공고문을 보면 학력이나 나이, 신장 등의 제한이 없다고 공지돼 있다. 객실승무원이라 하면 단정한 용모가 연상되는 만큼 키가 작은 사람도 뽑힐 수 있는지 궁금증이 드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키는 요건에 없지만 결국 면접이나 신체검사에서 '암리치(발꿈치를 들고 팔을 뻗은 높이)'를 중요하게 보기 때문이다.과거 국내 항공사 채용은 객실승무원의 키 제한이 있었다. 200cm 넘는 기내 선반을 여닫고 승객의 짐을 넣어주려면 승무원 키가 162㎝ 이상은 돼야 한다는 취지였다.그러나 국가인권위원회는 2008년 국내 항공사들의 승무원 채용 시 신장 제한은 차별 행위라며 시정을 권고했다. 당시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이 가장 먼저 신장 제한 조건을 폐지했다. 이후 대한항공도 객실승무원 채용 시 신장 조건을 제외하면서 그간 키가 작아 지원조차 할 수 없었던 승무원 지망생들에겐 희망이 생겼다.그러나 신장 대신 암리치 규정이 생겼다. 암리치는 뒤꿈치를 들고 한 쪽 팔을 머리 위로 최대한 뻗었을 때의 길이를 말한다. 키가 크고 작고를 떠나 기내 선반에 손이 닿는지를 보기 위한 것으로 참고한다는 게 항공사들 설명이다.항공사별 차이가 있지만 보통 208~212cm 암리치 조건을 적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티웨이항공, 에어프레미아 등은 암리치를 체크한다. 반면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등은 암리치 규정이 없다.이처럼 항공사에서 객실승무원 신장이나 암리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는 객실 업무를 수행하는데 작은 키로는 다소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이륙 전 승무원들은 머리 위 선반에
비트코인이 휘청이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20% 가까이 급락했다. 미국의 관세 전쟁이 본격화한 데 따른 것이다. 트럼프 발(發) 호재로 오른 비트코인이 ‘트럼프 쇼크’로 떨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1일 국내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지난 한 달 동안 19.2% 급락했다. 1억5000만원대에서 거래되던 비트코인은 현재 1억2000만원대에서 거래 중이다. 해외 시장에서는 석 달 만에 9만달러가 붕괴됐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급등세에 올라탔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역대 최고가를 달성했지만 지난달 들어 약세로 전환했다. 비트코인의 하락세를 두고 여러가지 분석이 나온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확대된 불안감이 비트코인 약세에 불을 지폈다는 의견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동맹국과 지정학적 경쟁국에 대한 트럼프의 전투적인 입장이 투자자들의 신뢰를 흔들고, 인플레이션 상승 우려는 여전하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이 불러온 거시경제적 불안감은 미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도 악화시켰다.
"한번 다 같이 우르르 그만둬서 새로 고용하기가 너무 힘들었어요."지난 2월 28일 오전 5시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에서 만난 판매업자 A씨는 외국인 노동자 구인난을 호소했다. 외국인 노동자 고용주인 그는 이곳에서 '필수 인력'인 아프리카 상인들이 일자리를 그만두는 실태에 대해 안타까운 심경을 밝혔다.최근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아프리카 상인들이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국내 및 조선족 노동자들이 기피하면서 30명까지 늘어났던 이들이지만, 수년 전과 비교해 20% 수준에 그치고 있다. 기피 일자리에 외국인 노동 수급 문제 또한 심각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라진 아프리카 노동자들상인들에 따르면 이곳에서 현재 노동을 제공하는 아프리카 출신 노동자는 8명 정도다. 불과 3~5년 전까지만 해도 30명에 달했으나 약 80%가 그만둔 셈이다.이제 이곳을 지키는 아프리카 상인들은 나이가 40~50대다. 경력도 5년 이상이 된 소수만 남았다. 아프리카 노동자들은 선천적인 체격을 바탕으로 이곳에서 궂은일을 도맡고 있었다. 수족관에서 튀어 올라 시장 바닥에서 팔딱거리는 방어를 능숙하게 잡아 집어넣는 코트디부아르에서 온 도나시(45). 도나시는 2017년에 일자리를 찾아 한국으로 왔다. 그를 고용한 A씨는 "성실하게 일하고 한국어도 매우 잘한다"며 도나시를 추켜세웠다. 도나시는 "일한 지 6개월 됐다. 한국 생활비 너무 비싸다. 여기 사람들 다 열심히 산다. 그래서 나도 열심히 일한다"며 자연스럽게 우리말로 말했다.이들의 고용주들은 이들마저 떠나 인력난이 더 심해질까 걱정하는 눈치였다. 30년 경력의 한 도매상인 김씨는 "아프리카에서 온 근로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