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창조경제 생태계'에 7조 투자…실리콘밸리 같은 벤처 창업 시스템 구축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삼성이 기초과학 지원과 소프트웨어 인력 양성, 창업·벤처 활성화 등 창조경제 생태계 구축을 위해 올해부터 5년 동안 6조~7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박근혜정부의 핵심 국정 아젠다인 창조경제가 삼성이 추구하는 성장 전략과 궤를 같이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이를 통해 국내에서도 기업 외부의 지식과 기술을 활용해 혁신을 이뤄내는 실리콘밸리형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12일 삼성그룹과 정부 부처 등에 따르면 삼성은 앞으로 5년간 대학과 벤처기업, 창업자 지원 등에 매년 1조2000억~1조3000억원을 투입하는 이른바 ‘창조경제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하고 세부 사업을 검토 중이다.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 부처와도 사업 내용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건희 삼성 회장은 미국 워싱턴에서 박 대통령이 연 기업인 조찬간담회에서 “창조경제는 한국 경제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방향”이라며 “삼성은 창조경제의 구체적 성과를 만들어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이 검토 중인 사업은 기초과학 지원을 위한 펀드 조성, 소프트웨어 등 과학기술 인재를 키워내는 인재양성센터 설립, 창업·벤처 활성화 등이다. 기초과학 투자→인재 육성→창업·벤처 활성화로 이어지는 창조경제 구현의 핵심 연결고리를 집중 지원한다는 복안이다.
창업·벤처 활성화의 경우 삼성전자가 지난해 시작한 신기술 개발 공모제(기술과 아이디어는 있지만 자금이 부족한 중소·벤처기업에 자금을 지원하고 성과를 공유하는 제도), 벤처기업협회가 하고 있는 선도벤처연계 창업지원사업(기업이 예비창업자의 성공을 위해 공간과 기술 자금 등을 지원하는 제도) 등을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초과학펀드·인재센터 등에 연 2000억~3000억원씩 투입
소프트웨어, 디자인 등 삼성이 필요한 인력 양성에도 대규모 투자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2011년 2만5000명이던 소프트웨어 개발인력을 3만5000명으로 확대하고 있지만 국내에 인력이 모자라 해외 채용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다. 삼성은 이 같은 대여섯 개 사업을 정해 각 사업에 매년 2000억~3000억원을 투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이 창조경제 프로젝트에 뛰어드는 것은 국내에서도 ‘오픈 이노베이션’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기술벤처 창업이 활발한 실리콘밸리에서는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이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한 해 수십개씩 신생 벤처기업을 인수하며 새 사업을 키우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그동안 빠른 기술 추격을 통해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회사로 올라섰지만 놀라운 혁신을 바탕으로 신산업과 신시장을 만들어낸 애플과 같은 ‘시장 선도자(퍼스트 무버)’의 DNA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삼성은 창의력 확보가 절실하다고 보고 작년부터 해외를 중심으로 오픈 이노베이션을 본격화하고 있다. 작년 10월 실리콘밸리에 오픈 이노베이션센터 두 곳을 세우고 11억달러 규모의 투자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또 엠스팟 나노라디오 엔벨로 뉴로로지카 등 해외 벤처를 잇따라 인수하는 등 구글이 구사해온 것과 비슷한 소규모 인수합병(M&A)을 추진해왔다.
박근혜정부와 협력적 관계를 구축하려는 포석도 깔려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재계 관계자는 “박근혜정부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차원일 뿐 아니라 창조경제 생태계 구현이 궁극적으로 삼성의 성장에도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는 오는 15일 벤처기업 활성화 대책인 ‘선순환 벤처 생태계 조성 방안’을 확정해 발표한다. 삼성은 정부 대책 발표 이후 구체적 사업을 확정해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석/김우섭 기자 realist@hankyung.com
박근혜정부의 핵심 국정 아젠다인 창조경제가 삼성이 추구하는 성장 전략과 궤를 같이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이를 통해 국내에서도 기업 외부의 지식과 기술을 활용해 혁신을 이뤄내는 실리콘밸리형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12일 삼성그룹과 정부 부처 등에 따르면 삼성은 앞으로 5년간 대학과 벤처기업, 창업자 지원 등에 매년 1조2000억~1조3000억원을 투입하는 이른바 ‘창조경제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하고 세부 사업을 검토 중이다.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 부처와도 사업 내용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건희 삼성 회장은 미국 워싱턴에서 박 대통령이 연 기업인 조찬간담회에서 “창조경제는 한국 경제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방향”이라며 “삼성은 창조경제의 구체적 성과를 만들어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이 검토 중인 사업은 기초과학 지원을 위한 펀드 조성, 소프트웨어 등 과학기술 인재를 키워내는 인재양성센터 설립, 창업·벤처 활성화 등이다. 기초과학 투자→인재 육성→창업·벤처 활성화로 이어지는 창조경제 구현의 핵심 연결고리를 집중 지원한다는 복안이다.
창업·벤처 활성화의 경우 삼성전자가 지난해 시작한 신기술 개발 공모제(기술과 아이디어는 있지만 자금이 부족한 중소·벤처기업에 자금을 지원하고 성과를 공유하는 제도), 벤처기업협회가 하고 있는 선도벤처연계 창업지원사업(기업이 예비창업자의 성공을 위해 공간과 기술 자금 등을 지원하는 제도) 등을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초과학펀드·인재센터 등에 연 2000억~3000억원씩 투입
소프트웨어, 디자인 등 삼성이 필요한 인력 양성에도 대규모 투자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2011년 2만5000명이던 소프트웨어 개발인력을 3만5000명으로 확대하고 있지만 국내에 인력이 모자라 해외 채용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다. 삼성은 이 같은 대여섯 개 사업을 정해 각 사업에 매년 2000억~3000억원을 투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이 창조경제 프로젝트에 뛰어드는 것은 국내에서도 ‘오픈 이노베이션’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기술벤처 창업이 활발한 실리콘밸리에서는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이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한 해 수십개씩 신생 벤처기업을 인수하며 새 사업을 키우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그동안 빠른 기술 추격을 통해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회사로 올라섰지만 놀라운 혁신을 바탕으로 신산업과 신시장을 만들어낸 애플과 같은 ‘시장 선도자(퍼스트 무버)’의 DNA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삼성은 창의력 확보가 절실하다고 보고 작년부터 해외를 중심으로 오픈 이노베이션을 본격화하고 있다. 작년 10월 실리콘밸리에 오픈 이노베이션센터 두 곳을 세우고 11억달러 규모의 투자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또 엠스팟 나노라디오 엔벨로 뉴로로지카 등 해외 벤처를 잇따라 인수하는 등 구글이 구사해온 것과 비슷한 소규모 인수합병(M&A)을 추진해왔다.
박근혜정부와 협력적 관계를 구축하려는 포석도 깔려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재계 관계자는 “박근혜정부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차원일 뿐 아니라 창조경제 생태계 구현이 궁극적으로 삼성의 성장에도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는 오는 15일 벤처기업 활성화 대책인 ‘선순환 벤처 생태계 조성 방안’을 확정해 발표한다. 삼성은 정부 대책 발표 이후 구체적 사업을 확정해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석/김우섭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