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째 앨범 ‘더 클래식’으로 돌아오는 그룹 신화 멤버들. 에릭(왼쪽부터) 앤디 혜성 전진 민우 동완.   /신화컴퍼니 제공
11번째 앨범 ‘더 클래식’으로 돌아오는 그룹 신화 멤버들. 에릭(왼쪽부터) 앤디 혜성 전진 민우 동완.   /신화컴퍼니 제공
‘국내 최장수 아이돌’ 신화(에릭 민우 혜성 동완 전진 앤디)가 오는 16일 열한 번째 정규앨범 ‘더 클래식(The Classic)’으로 돌아온다. 여섯 멤버가 군 복무를 모두 마치고 지난해 4년 만에 복귀한 데 이어 1년 만에 새 앨범을 내놓는 것이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신화는 “지난해 음반은 ‘복귀’에 초점을 맞춘 데 비해 이번 앨범은 노래와 퍼포먼스로 대중들에게 심판을 받을 차례여서 부담도 크다”며 “하지만 수록곡 10곡 모두 어느 하나 버릴 것이 없어 가장 애착이 가는 음반”이라고 말했다. “수록곡 모두 타이틀로 뽑아도 손색이 없다”(전진)는 설명이다.

앨범에 들어갈 곡을 선별하는 과정도 쉽지 않았다고 한다. 지난해 7월께부터 2개월가량 민우와 에릭이 500여곡 가운데 1차로 곡을 추려낸 것을 나머지 멤버들이 함께 듣고 최종 선별했다고 한다. 타이틀곡은 일렉트로닉 장르의 ‘디스 러브(This Love)’로 결정했다. 지난 앨범의 타이틀곡 ‘비너스’를 작곡한 앤드류 잭슨과 리 매커천이 만든 곡이다. “비너스와 비슷하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매번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보다 신화만의 색을 유지하는 편이 좋겠다”(에릭)는 판단에서다. 미니 앨범이나 디지털 싱글이 흔해진 지금 굳이 10곡을 꾹꾹 눌러담은 정규 앨범을 발표한 까닭은 뭘까.

“‘더 클래식’이란 앨범 이름처럼 변치않는 신화가 됐으면 해요. 신화가 지금까지 변하지 않은 것처럼 음반 시장이 변한다 해도 앨범을 정성스럽게 내면 팬 여러분께도 좋은 선물이자 추억이 되지 않을까요.”(민우)

특별한 안무도 준비했다. 파워풀한 안무 대신 ‘보깅 댄스(Voguing Dance)’를 내세웠다. 마돈나가 1990년 발표한 5집 ‘아임 브리드리스(I’m Breatheless)’의 수록곡 ‘보그(Vogue)’에서 사용한 안무에서 시작된 춤이다. 모델들이 포즈를 취한 듯한 손동작으로 리듬을 표현하는 것으로 “재즈댄스나 현대무용처럼 손 끝에 힘을 주는 느낌”(전진)이라는 설명이다. “신화만이 보여줄 수 있는 ‘30대의 원숙미’를 보여주겠다”(동완)는 각오다.

이들이 활동을 재개하면서 공교롭게도 이효리, 2PM 등과 맞붙는 모양새가 됐다. 민우는 “크게 신경쓰지는 않는다”며 “데뷔 시절부터 함께 활동을 했던 이효리 씨와 같이 나올 수 있어 오히려 더 좋다”고 말했다. 자신들을 롤모델이라고 말해주는 2PM에게도 고마움을 느낀다고 했다.

“어리고 풋풋한 모습이 대부분인 아이돌 그룹과 달리 자연스럽게 나이를 먹어가면서 계속 다른 매력을 선보일 수 있는 그룹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15년째 활동하고 있는 신화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요.”(에릭)

신화와의 인터뷰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했다. ‘동네 형’들과 유쾌하게 수다를 떠는 듯한 분위기였다. 마지막 질문으로 ‘가왕’ 조용필처럼 신화 앞에는 어떤 수식어가 붙었으면 좋겠냐고 묻자 에릭은 “수식어 없이 그냥 가요계의 신화였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자 다른 답변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밀림의 왕 신화는 어때. 한국 연예계만큼 치열한 곳도 없는데.”(동완) “조용필 선생님이 가왕이니까 우리는 그왕.”(혜성) “(다같이) 그냥 가요계의 신화로 할게요.(웃음)”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