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 드라이버 딱 한번 잡고 '지옥 코스' 장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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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 12년만에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왕좌 탈환
아이언·우드로 티샷…페어웨이 적중률 78.5%
PGA투어 300번째 출전한 대회서 통산 78승
아이언·우드로 티샷…페어웨이 적중률 78.5%
PGA투어 300번째 출전한 대회서 통산 78승
‘18개홀을 돌면서 드라이버를 딱 한 차례 사용한 선수.’ ‘3번 아이언과 15도·19도짜리 페어웨이우드 티샷으로 기록한 최종라운드 페어웨이 적중률 78.5%.’
세계랭킹 1위 타이거 우즈(미국)가 13일(한국시간)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플레이어스챔피언십(총상금 950만달러)을 12년 만에 제패하면서 보여준 모습이다. 우즈는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한 차원 높은 코스 공략을 선보였다.
깊은 러프와 나무, 해저드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의 소그래스TPC 스타디움코스(파72·7215야드)를 공략하기 위해 철저하게 페어웨이를 지키는 전략을 구사했다. 그 덕에 이날 티샷이 페어웨이를 놓친 것은 6, 14, 16번홀 딱 세 차례에 불과했다.
우즈는 300야드가 넘는 폭발적인 드라이버샷을 구사할 수 있지만 언제나 ‘악성 훅’으로 위험에 빠지곤 했다. 그래서 최근 들어 거리 욕심을 버리고 페어웨이 안착에 승부를 걸었다. 그가 페어웨이를 지키면 사실상 ‘무적’이다. 우즈의 이번 대회 4라운드 평균 페어웨이 적중률은 67.86%, 그린 적중률은 76%였다.
공동 선두로 최종라운드에 돌입한 우즈는 2, 4번홀에서 2m 안팎의 버디를 낚으며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6번홀에서 두 번째 샷이 나무를 맞고 그린에지에 떨어지면서 ‘3온2퍼트’로 20개홀 만에 첫 보기를 범했으나 7번홀(파4)에서 우드로 티샷해 페어웨이를 지킨 뒤 두 번째 샷을 홀 4m 옆으로 보내 버디를 낚으며 다시 단독 선두를 지켰다.
파5인 9번홀에서도 우즈는 아이언으로 티샷을 했다. 11번홀(파5)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드라이버를 빼들어 312야드를 날렸고 ‘2온’을 노렸으나 볼이 그린 왼쪽으로 가면서 파를 기록했다. 12번홀(파4)에서는 아이언 티샷에 이어 웨지로 5m 버디 찬스를 만들어 성공시키며 2타 차로 달아나 승부에 쐐기를 박는 듯했다.
그러나 위기가 찾아왔다. 14번홀(파4)에서 우드로 티샷한 우즈의 볼이 왼쪽 해저드에 빠졌다. 1벌타를 받고 친 세 번째 샷이 그린에 오르지 못하며 우즈는 ‘4온2퍼트’로 더블보기를 범했다. 설상가상으로 뒤따라오던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와 다비드 링메르트(스웨덴)가 13번홀에서 나란히 버디를 잡으며 공동 선두를 이뤘다.
위기 속에서 우즈의 진가는 더욱 빛났다. 우즈는 15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이 그린 왼쪽 ‘잔디 벙커’로 들어갔으나 어프로치샷을 1.5m 옆으로 보낸 뒤 파세이브를 하며 위기를 벗어났다. 16번홀(파5)에서는 아이언 티샷으로 페어웨이를 지킨 뒤 ‘2온’을 시도했으나 그린 옆 벙커에 빠졌다. 우즈는 환상적인 벙커샷으로 ‘탭인 버디’를 낚으며 다시 1타 차 단독 선두가 됐다.
가르시아는 이 홀에서 버디를 낚으며 우즈와 공동 선두를 이뤘으나 17번홀(파3)에서 무려 7타를 치며 추락했다. 링메르트는 17번홀에서 우즈와 공동 선두가 될 수 있는 1.8m 버디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여자 친구 린지 본이 18번홀 그린 뒤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우승한 우즈는 “그린스피드가 빠르고 바람까지 불어 어려운 경기였다”며 “14번홀에서 최악의 티샷을 날렸지만 우승 못할 이유가 없다고 내 자신을 다스렸다”고 말했다. 우즈는 이번 대회에 마스터스골프토너먼트 때와 똑같은 자세로 임했다고 한다. 그는 “오거스타에서 플레이할 때 볼을 좌우 양쪽으로 보낼 수 있도록 하고 바람의 영향을 덜 받도록 볼의 궤적을 컨트롤하려고 했다”며 “이번주도 같은 전략으로 페어웨이를 지키는 것이 내게 가장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우즈는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로 링메르트 등 2위 그룹을 2타 차로 제치고 2001년 이후 12년 만에 이 대회 우승컵을 안았다. 이 대회는 우즈의 PGA통산 300번째 대회였다. 그는 통산 78승으로 샘 스니드가 보유하고 있는 최다승(82승)에 4승 차로 다가섰다. 우즈는 올 시즌 7개 대회에 출전, 4승을 거둬 우승 확률 57%를 보이고 있다.
우즈 올 상금 벌써 585만弗…2위의 두 배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우승 상금 171만달러를 챙긴 우즈는 시즌 상금 584만9600달러로 2위 브랜트 스니데커(338만8064달러)와의 격차를 246만달러로 벌리며 1위를 질주했다.
13일 발표된 세계 골프랭킹에선 13.66점으로 지난 3월25일 이후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이번 대회 공동 8위에 오른 랭킹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10.42점)와의 점수 차를 3.24점까지 벌렸다.
한편 한국 선수들은 이번 대회에서 중위권에 머물렀다. 배상문(27·캘러웨이)이 공동 33위(합계 3언더파 285타)로 가장 성적이 좋았다. 2011년 이 대회 우승자 최경주(43·SK텔레콤)는 공동 48위(합계 이븐파 288타), 위창수(41·테일러메이드)는 공동 55위(합계 1오버파 289타)였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
세계랭킹 1위 타이거 우즈(미국)가 13일(한국시간)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플레이어스챔피언십(총상금 950만달러)을 12년 만에 제패하면서 보여준 모습이다. 우즈는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한 차원 높은 코스 공략을 선보였다.
깊은 러프와 나무, 해저드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의 소그래스TPC 스타디움코스(파72·7215야드)를 공략하기 위해 철저하게 페어웨이를 지키는 전략을 구사했다. 그 덕에 이날 티샷이 페어웨이를 놓친 것은 6, 14, 16번홀 딱 세 차례에 불과했다.
우즈는 300야드가 넘는 폭발적인 드라이버샷을 구사할 수 있지만 언제나 ‘악성 훅’으로 위험에 빠지곤 했다. 그래서 최근 들어 거리 욕심을 버리고 페어웨이 안착에 승부를 걸었다. 그가 페어웨이를 지키면 사실상 ‘무적’이다. 우즈의 이번 대회 4라운드 평균 페어웨이 적중률은 67.86%, 그린 적중률은 76%였다.
공동 선두로 최종라운드에 돌입한 우즈는 2, 4번홀에서 2m 안팎의 버디를 낚으며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6번홀에서 두 번째 샷이 나무를 맞고 그린에지에 떨어지면서 ‘3온2퍼트’로 20개홀 만에 첫 보기를 범했으나 7번홀(파4)에서 우드로 티샷해 페어웨이를 지킨 뒤 두 번째 샷을 홀 4m 옆으로 보내 버디를 낚으며 다시 단독 선두를 지켰다.
파5인 9번홀에서도 우즈는 아이언으로 티샷을 했다. 11번홀(파5)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드라이버를 빼들어 312야드를 날렸고 ‘2온’을 노렸으나 볼이 그린 왼쪽으로 가면서 파를 기록했다. 12번홀(파4)에서는 아이언 티샷에 이어 웨지로 5m 버디 찬스를 만들어 성공시키며 2타 차로 달아나 승부에 쐐기를 박는 듯했다.
그러나 위기가 찾아왔다. 14번홀(파4)에서 우드로 티샷한 우즈의 볼이 왼쪽 해저드에 빠졌다. 1벌타를 받고 친 세 번째 샷이 그린에 오르지 못하며 우즈는 ‘4온2퍼트’로 더블보기를 범했다. 설상가상으로 뒤따라오던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와 다비드 링메르트(스웨덴)가 13번홀에서 나란히 버디를 잡으며 공동 선두를 이뤘다.
위기 속에서 우즈의 진가는 더욱 빛났다. 우즈는 15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이 그린 왼쪽 ‘잔디 벙커’로 들어갔으나 어프로치샷을 1.5m 옆으로 보낸 뒤 파세이브를 하며 위기를 벗어났다. 16번홀(파5)에서는 아이언 티샷으로 페어웨이를 지킨 뒤 ‘2온’을 시도했으나 그린 옆 벙커에 빠졌다. 우즈는 환상적인 벙커샷으로 ‘탭인 버디’를 낚으며 다시 1타 차 단독 선두가 됐다.
가르시아는 이 홀에서 버디를 낚으며 우즈와 공동 선두를 이뤘으나 17번홀(파3)에서 무려 7타를 치며 추락했다. 링메르트는 17번홀에서 우즈와 공동 선두가 될 수 있는 1.8m 버디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여자 친구 린지 본이 18번홀 그린 뒤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우승한 우즈는 “그린스피드가 빠르고 바람까지 불어 어려운 경기였다”며 “14번홀에서 최악의 티샷을 날렸지만 우승 못할 이유가 없다고 내 자신을 다스렸다”고 말했다. 우즈는 이번 대회에 마스터스골프토너먼트 때와 똑같은 자세로 임했다고 한다. 그는 “오거스타에서 플레이할 때 볼을 좌우 양쪽으로 보낼 수 있도록 하고 바람의 영향을 덜 받도록 볼의 궤적을 컨트롤하려고 했다”며 “이번주도 같은 전략으로 페어웨이를 지키는 것이 내게 가장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우즈는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로 링메르트 등 2위 그룹을 2타 차로 제치고 2001년 이후 12년 만에 이 대회 우승컵을 안았다. 이 대회는 우즈의 PGA통산 300번째 대회였다. 그는 통산 78승으로 샘 스니드가 보유하고 있는 최다승(82승)에 4승 차로 다가섰다. 우즈는 올 시즌 7개 대회에 출전, 4승을 거둬 우승 확률 57%를 보이고 있다.
우즈 올 상금 벌써 585만弗…2위의 두 배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우승 상금 171만달러를 챙긴 우즈는 시즌 상금 584만9600달러로 2위 브랜트 스니데커(338만8064달러)와의 격차를 246만달러로 벌리며 1위를 질주했다.
13일 발표된 세계 골프랭킹에선 13.66점으로 지난 3월25일 이후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이번 대회 공동 8위에 오른 랭킹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10.42점)와의 점수 차를 3.24점까지 벌렸다.
한편 한국 선수들은 이번 대회에서 중위권에 머물렀다. 배상문(27·캘러웨이)이 공동 33위(합계 3언더파 285타)로 가장 성적이 좋았다. 2011년 이 대회 우승자 최경주(43·SK텔레콤)는 공동 48위(합계 이븐파 288타), 위창수(41·테일러메이드)는 공동 55위(합계 1오버파 289타)였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