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의 편의점 사업 진출설(說)이 전면 부인에도 불구하고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장기 성장성이 부족한 기존 유통채널의 한계로 인해 신세계의 편의점 진출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전날 편의점 사업 진출설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신세계는 "편의점 운영 사업이 아니라 상품공급사업을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해명했다. 직영·가맹점 형태의 편의점 운영을 위한 사업 검토는 진행한 적이 없다는 얘기다.

편의점업계는 그러나 신세계가 편의점 운영사업에 직접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시선을 여전히 거두지 않고 있다.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에 대한 정부 규제가 갈수록 강화되고 있고, 전세계 최고 수준의 인구밀도가 편의점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신세계가 편의점인 위드미와 물품 공급계약을 체결했다"면서 "단순 상품 공급사업을 위해 태스크포스팀까지 꾸리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신세계의 편의점 진출설이 업계 전반에서 반복해서 등장해온 가장 큰 이유는 백화점과 대형마트, 기업형 슈퍼마켓(SSM) 중심의 유통채널을 갖고 있는 신세계가 장기적으로 성장의 한계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정부가 지난해 4월부터 매달 2일 의무휴업을 골자로 한 대형마트 영업규제를 시행하면서 현재 신세계의 주력사업들은 성장에 발목이 잡힌 상태다. 반면 편의점 사업에서 신세계는 신규 출점 거리 제한(250미터 이내) 기준인 매장수 1000개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규제로부터 자유로운 게 사실이다.

다른 유통업체들은 일단 예의주시하고 있는 분위기다. 아직 구체적인 사업 형태가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은 만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신세계가 편의점 사업에 진출한다면 당장의 규제 대상은 아닐지라도 향후 그 기준에 포함될 수 있기 때문에 매장수를 빠르게 늘리는 건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유통업계에선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기업이기 때문에 어떠한 형태로 사업을 전개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