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하던 채권단 "지주사 함께 살려야 STX 회생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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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STX 자율협약 극적 합의
금융당국·산업銀 "회사채 시장 마비" 설득
중공업·엔진·포스텍도 자율협약 체결될 듯
금융당국·산업銀 "회사채 시장 마비" 설득
중공업·엔진·포스텍도 자율협약 체결될 듯
채권단이 (주)STX와 자율협약을 체결하기로 한 것은 단순히 STX그룹의 한 회사를 살리자는 것이 아니라 그룹을 조선사업 중심으로 재편해 살리겠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냉정하게 봤다면 회사채 비중이 높고 사업구조가 확실치 않은 (주)STX를 지원하지 않겠다고 했을 것”이라며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금융당국 등의 분위기를 고려해 자율협약 체결에 동의키로 했다”고 말했다.
○“금융시장 마비 막자”
STX그룹은 지난 3일 (주)STX와 STX중공업 STX엔진 포스텍 등 4개사에 대해 자율협약을 신청했다. 채권단에서는 이 가운데 지주회사 성격인 (주)STX와 포스텍을 지원하는 데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가 컸다. 채권단 실무자들 사이에선 “지주회사를 자율협약으로 지원해 준 전례가 없다”거나 “그룹 지배구조를 유지하는 것 외에 뚜렷하게 살려야 할 이유가 없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당초 동의서 제출 마감일(10일)이 지난 13일까지도 동의서를 낸 곳이 한 곳뿐이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금융당국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설득작전이 막판에 기류를 바꿨다. 금융당국은 “웅진홀딩스 법정관리로 회사채 시장이 큰 타격을 받았는데 (주)STX까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시장이 마비된다”며 채권단을 설득했다. (주)STX가 발행한 채권에는 일부 연체 때 만기가 다른 채권도 모두 기한이익상실로 한꺼번에 연체되는 특수 조항이 들어 있어 6200억원 규모의 채권이 한꺼번에 연체되는 상황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주)STX와 다른 계열사 간 채권·채무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지주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STX조선해양 등 다른 계열사에 대한 자율협약이 원만치 않을 수 있다는 고려도 작용했다.
○구조조정 통해 회생 계기 마련
(주)STX에 대한 자율협약 시작이라는 큰 고비를 넘은 만큼 포스텍 STX중공업 STX엔진 등 다른 계열사 자율협약도 시작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채권단 관계자는 “STX중공업과 STX엔진은 이미 자율협약 체제인 STX조선해양의 협력업체 성격이어서 자율협약에 모두 동의하고 있다”며 “(주)STX를 살린다면 포스텍도 같이 살린다는 뜻인 만큼 4개사 모두 자율협약이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STX그룹은 회사채 상환 등의 부담을 덜어내고 구조조정을 통해 회생에 전념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STX그룹은 이미 STX팬오션과 에너지 등 조선사업과 관련 없는 계열사 매각을 추진 중이다. 임직원의 급여를 삭감하는 등 비용 절감에도 나섰다. 채권단이 기회를 준 만큼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조선 중심 그룹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채권단이 치러야 하는 비용은 적지 않다. (주)STX에 대한 3000억원 지원과 별개로 STX중공업은 1500억원, STX엔진 400억원, 포스텍은 700억원 지원을 채권단에 요청했다. 앞서 STX조선해양에 6000억원을 긴급 지원하기로 한 것을 합하면 모두 1조1600억원을 당장 지원해야 하는 셈이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금융시장 마비 막자”
STX그룹은 지난 3일 (주)STX와 STX중공업 STX엔진 포스텍 등 4개사에 대해 자율협약을 신청했다. 채권단에서는 이 가운데 지주회사 성격인 (주)STX와 포스텍을 지원하는 데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가 컸다. 채권단 실무자들 사이에선 “지주회사를 자율협약으로 지원해 준 전례가 없다”거나 “그룹 지배구조를 유지하는 것 외에 뚜렷하게 살려야 할 이유가 없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당초 동의서 제출 마감일(10일)이 지난 13일까지도 동의서를 낸 곳이 한 곳뿐이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금융당국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설득작전이 막판에 기류를 바꿨다. 금융당국은 “웅진홀딩스 법정관리로 회사채 시장이 큰 타격을 받았는데 (주)STX까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시장이 마비된다”며 채권단을 설득했다. (주)STX가 발행한 채권에는 일부 연체 때 만기가 다른 채권도 모두 기한이익상실로 한꺼번에 연체되는 특수 조항이 들어 있어 6200억원 규모의 채권이 한꺼번에 연체되는 상황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주)STX와 다른 계열사 간 채권·채무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지주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STX조선해양 등 다른 계열사에 대한 자율협약이 원만치 않을 수 있다는 고려도 작용했다.
○구조조정 통해 회생 계기 마련
(주)STX에 대한 자율협약 시작이라는 큰 고비를 넘은 만큼 포스텍 STX중공업 STX엔진 등 다른 계열사 자율협약도 시작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채권단 관계자는 “STX중공업과 STX엔진은 이미 자율협약 체제인 STX조선해양의 협력업체 성격이어서 자율협약에 모두 동의하고 있다”며 “(주)STX를 살린다면 포스텍도 같이 살린다는 뜻인 만큼 4개사 모두 자율협약이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STX그룹은 회사채 상환 등의 부담을 덜어내고 구조조정을 통해 회생에 전념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STX그룹은 이미 STX팬오션과 에너지 등 조선사업과 관련 없는 계열사 매각을 추진 중이다. 임직원의 급여를 삭감하는 등 비용 절감에도 나섰다. 채권단이 기회를 준 만큼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조선 중심 그룹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채권단이 치러야 하는 비용은 적지 않다. (주)STX에 대한 3000억원 지원과 별개로 STX중공업은 1500억원, STX엔진 400억원, 포스텍은 700억원 지원을 채권단에 요청했다. 앞서 STX조선해양에 6000억원을 긴급 지원하기로 한 것을 합하면 모두 1조1600억원을 당장 지원해야 하는 셈이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