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시장은 비틀거려도 싱글몰트 '나만 잘 나가'
경기 부진의 여파로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을 한 싱글몰트 위스키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여러 위스키를 섞어 제조하는 블렌디드 위스키와 달리 싱글몰트는 맥아만 사용해 한곳의 증류소에서 만든다. 글렌피딕 맥켈란 등 싱글몰트 위스키는 생산연도가 같은 블랜디드 위스키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싸고 향이 짙은 게 특징이다.

14일 한국주류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위스키 시장에서 싱글몰트 위스키는 지난 1분기에 1만4400상자(한 상자는 9)가 출고돼 전년 동기(1만2654상자)보다 13.8% 증가했다. 반면 위스키 전체로는 1분기 중 전년 동기 대비 11.0% 줄어든 45만1211상자가 팔리며 소비가 감소했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연평균 12.5% 성장했던 싱글몰트 위스키는 경기 부진 여파로 작년 성장률이 -4.2%로 떨어졌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성장세가 꺾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접대업소 대신 카페 등에서 위스키 자체를 즐기는 문화가 확산하면서 올 들어 싱글몰트 위스키 시장은 뚜렷한 회복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싱글몰트 위스키는 전체 판매량의 70~80%가 바(bar)나 카페에서 팔린다. 이와 함께 위스키 회사들이 한국 주당을 위한 제품을 만들어 판 것도 빠른 회복세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세계 싱글몰트 위스키 판매 1위인 ‘글렌피딕’은 지난해 9월 세계에서 처음으로 12년산 500㎖짜리 제품을 한국에 선보였다.

글렌피딕의 1분기 출고량은 5391상자로, 전년 동기(4639상자)보다 16.2% 늘어났다. 글렌피딕에 이어 ‘맥켈란’도 500㎖짜리 12년산 신제품을 지난 4월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출시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