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총부채 규모가 지난해 말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205%인 107조위안에 달해 채무 위험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CLSA증권이 14일 경고했다. CLSA증권은 이날 ‘중국 채무위기’ 보고서를 통해 중국 정부, 기업, 개인의 부채를 합한 총부채 규모가 이같이 급증했다면서 이 중 지방정부 채무는 18조위안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고 경제참고보가 전했다.

보고서는 “중국의 총부채는 2008년 GDP의 148% 수준이었으나 최근 4년간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최근 경제성장은 사실상 부채에 의한 성장이라고 평가했다.

장야오창 CLSA증권 중국·홍콩전략연구부 주임은 “중국은 빚을 내 GDP를 끌어올리는 상황에 처해 있다”며 “만일 중국이 7%의 성장목표를 유지할 경우 2015년엔 부채가 GDP의 245%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했다.

중국의 부채는 은행의 신용대출과 달리 엄격한 감독과 규제를 받지 않는 소위 그림자금융을 통해 급증해왔다.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는 이날 중국의 그림자은행 규모는 지난해 말 현재 중국 GDP의 55%에 달해 금융시스템에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무디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의 그림자은행 규모는 2010년 17조3000억위안에서 2012년 29조위안으로 2년 동안 67%나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중국 은행감독위원회는 그림자은행의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 3월 △자산운용상품 규정에 따른 투자 △자산운용상품의 독립 회계 처리 △표준화되지 않은 채권(리스크가 큰 채권)에 대한 투자는 자산운용상품 자산의 35% 이하 또는 은행 자산의 4% 이내로 제한하는 등의 규제안을 각 은행에 내려보냈다. 크리스틴 쿠오 무디스 부사장은 “올 들어 경기가 침체되고 정부의 규제 조치가 본격화되면서 중국 그림자금융 자산 증가율은 지난해 30%에서 올해 20%로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신용시장 위축으로 인한 투자 부진이 중국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은 커졌다. 1~4월 민간투자 증가율은 23.9%로 1~3월 증가율 24.1%에 비해 소폭 둔화되는 등 투자 위축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