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한국 대체투자 서밋(ASK)’이 국내외 투자전략 전문가 3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4일 서울 남대문로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라스 터니 노르딕캐피털 파트너, 케네스 강 딜로이트안진 상무, 정한설 스틱인베스트먼트 전무, 이해준 IMM프라이빗에쿼티 전무, 빌 맥그래스 BTG팩추얼 아시아 대표, 스콧 레인하트 파인리버캐피털 아시아 대표. /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
자본시장 ‘큰손’인 보험사들이 대체투자를 전면 중단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금융당국이 대체투자 평가 손실을 분기마다 손익에 반영토록 규제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국내 5대 보험사의 지난해 대체투자 규모만 8조4200억원에 달해 보험사들이 대체투자를 중단하면 자본시장에 큰 타격이 우려된다.
한국경제신문이 14일 서울 남대문로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주최한 ‘2013 한국 대체투자 서밋(ASK·Alternatives Summit Korea)’에서는 자본시장 발전을 막는 ‘손톱밑 가시’를 뽑아야 대체투자를 통한 창조적 투자가 가능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왔다.
이날 행사에는 시장 관계자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체투자 시장의 국내외 리더 60여명이 연사 및 토론자로 나서 9시간에 걸쳐 열띤 강연과 토론을 이어갔다.
행사 참여자들은 보험사 보유 지분 증권(주식)에 대한 회계처리 규제를 대체투자 활성화의 대표적인 걸림돌로 꼽았다. 지난 3월 초 금융감독원은 매 분기 투자 성과를 측정해 기준에 미달하면 손익계산서에 반영하도록 회계처리 기준을 바꿨다.
초기 단계에서는 대부분 평가손실이 나고 시간이 흐르면서 수익률이 가팔라지는 이른바 ‘J-커브’ 형태의 대체투자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규제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이 같은 규제로 국내 한 대형 보험사는 대체투자에 자금을 배정하기 어렵다는 내부 결론을 내렸다.
보험사 고위 관계자는 “중장기 수익률이 유망하더라도 초기 평가손실이 날 수 있는 곳에는 투자하기 어렵다”면서 “가뜩이나 수익을 내기 어려운 저금리 시대에 자금을 장기적으로 운용할 투자 대안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회계처리 규제 때문에 … 보험사 대체투자 스톱 위기
보험사로부터 자금을 유치해온 사모펀드(PEF)에도 비상이 걸렸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삼성화재 현대화재해상 등 5대 대형 보험사의 지난해 신규 대체투자 금액은 총 8조4200억원에 이른다.
연기금에 대한 과도한 중복 감사도 도마에 올랐다.
국민연금은 자체 감사뿐 아니라 보건복지부 기획재정부 감사원 국회 등 ‘5중 감사 체계’로 1년에 절반 이상을 감사 준비에 쓰고 있는 게 현실이다.
연기금들이 중복 감사에 발목이 잡혀 투자 대상을 다양화하고 고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대체투자의 강점을 살리지 못한 채 안정성만을 뒤좇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찬우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축사에서 “대체투자자들의 투자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과 인프라 확충에 노력할 것”이라며 “예전에 경험하지 못한 저성장 저금리 환경에 따른 시행착오는 있을 수 있지만 새로운 창조경제 패러다임 변화에 맞춰 치밀하게 대응하면 또 다른 기회가 창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수정/좌동욱 기자 agatha77@hankyung.com
■ 대체투자(AI)
Alternative Investment.
자본시장에서 전통적 투자 대상인 주식이나 채권을 제외한 다른 투자 대상을 포괄해 가리키는 말이다. 크게 부동산, 사회간접자본(SOC), 원자재 등에 투자하는 실물투자 분야와 사모펀드(PEF), 벤처캐피털(VC), 헤지펀드 등에 투자하는 기업투자 분야로 나뉜다.
유전자변형농산물(GMO) 여부를 모든 식품에 표기하도록 하는 'GMO 완전표시제'가 다시 발의되면서 9일 식품업계가 이를 주목하고 있다. GMO 완전표시제가 GMO 식품에 대한 근거 없는 공포를 부추기고, 식품 가격 인상의 주요 원인이 될까 우려하기 때문이다. 지난 6일 GMO 식품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유전자변형 DNA 또는 단백질의 잔류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식품에 GMO 식품임을 입증하는 표시를 하도록 하는 내용의 식품위생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 현행법은 유전자변형 DNA 또는 유전자변형 단백질이 남아 있는 식품만 이를 표시하도록 했다. 하지만 개정안은 GMO를 원재료로 이용했다면 이를 모두 표시하도록 한다. 13년간 논의해온 해묵은 논란이다. GMO 식품이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과학적 근거와 식품업계 반발 등에 부딪혀 진전되지 못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단계적 도입안'을 내놓은 게 과거 법안과 다른점이다. 간장, 대두유, 물엿 등 주요 품목부터 단계적으로 GMO 표시를 하도록 했다. 식풉업계는 GMO 식품에 대한 우려는 음모론에 가깝다고 반발한다. 2016년에는 노벨 과학상 수상자 107명이 GMO의 안전성을 주장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는 점 등이 주요 반박 근거다. 관련 제품 가격 인상만 부추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국바이오경제학회 시나리오 연구에 따르면 식용유지류 생산비는 최대 6.9%, 장류 생산비는 7.3%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올리브유 등의 사용량은 늘어날 수 있지만, 반대로 식용류 시장은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업계는
한국 배터리업계의 최대 경쟁자인 중국 CATL은 연구개발(R&D) 인력에 한해 이른바 ‘8·9·6 근무제도’(오전 8시 출근, 오후 9시 퇴근, 주 6일 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중국의 고강도 노동을 상징하는 ‘9·9·6 근무제’를 능가한다. 과로를 당연하게 여긴다는 비판도 있지만, CATL을 세계 1위 배터리 기업으로 끌어 올린 원동력이란 평가도 동시에 받는다.한국 배터리업계가 2차전지 R&D에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주 52시간 근로제 예외)을 검토해달라고 요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반도체처럼 배터리업계도 경쟁국과 같이 R&D 근무 제한을 줄여야 무한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얘기다.국회는 반도체 분야 화이트 이그젬션 법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까지 전향적 태도를 보이면서 여야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은 이미 주 40시간 제도에 예외를 두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을 시행하고 있다. 연봉 10만달러(약 1억4500만원) 이상 받는 사무직 근로자가 대상이다. 초과근무시간 수당(시간당 임금의 1.5배) 없이 추후 업무 성과를 토대로 급여를 지급한다. 적용 대상에는 연구직뿐 아니라 관리직과 행정직도 포함된다. 중국은 주 52시간제 같은 법적 제한이 없다. 첨단 산업 분야는 주당 72시간을 일하는 996제도가 정착됐다.배터리업계에선 한국도 연구직에 한해 주 52시간제 예외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하루가 다르게 기술이 급변하는 배터리업계에선 스피드가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CATL 핵심 연구진은 필요에 따라 주당 70~80시간을 일하는데, 한국만 손발이 묶여선 더 좋은 제품을 더 빨리 출시할 수 없다는 얘기다.한 배터리업체 관계자는 “CATL과
‘-8416억원 vs 4043억원.’지난해 4분기 한국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의 영업적자와 일본 파나소닉의 영업이익을 비교한 수치다. 확장에 ‘올인’한 한국 업체들이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정체)과 함께 기록적인 적자를 낸 반면 일본 파나소닉은 보수적인 투자 기조를 이어가며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사업 다각화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선 공격적 시설 확장 계획을 내놓은 한국 업체들이 수년간 투자 속도 조절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9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국내 1위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4분기 225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한 SK온은 4분기에 3594억원, 삼성SDI는 2567억원의 적자를 냈다. 국내 배터리 3사가 동시에 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온의 지난해 연간 영업적자는 1조1270억원에 달했다.반면 일본 1위 파나소닉은 지난해 4분기 4043억원의 영업흑자를 냈다. 세계 1위 전기차 회사인 테슬라 외에는 고객군을 무리하게 늘리지 않으며 내실화를 다진 전략이 전기차 캐즘 시기에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한국 주요 고객사인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등이 수요 부진으로 시설 확장 계획을 미루고 있는 점과 대비된다.요즘 뜨고 있는 ESS 분야에서도 한국과 일본 기업이 차이를 보였다. 미국에선 태양광 발전 설치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여기서 만든 전기를 저장하는 ESS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파나소닉은 ESS 시장에 일찌감치 힘을 준 끝에 ESS 매출 비중을 35%까지 늘렸다. 10%대 안팎인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보다 높다. SK온의 ESS 실적은 미미하다.중국 CATL도 지난해 4분기 3조원대 영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