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프라코어의 영구채가 자본으로 잠정 결론남에 따라 그동안 눈치를 보던 기업들이 발행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자비용이 일반 채권보다 높지만 운영자금을 확보하는 동시에 부채비율까지 낮출 수 있는 매력 때문이다.

한진해운 대한항공 등 부채비율이 높아 고민하는 기업들이 유력한 후보다. 이들 기업은 지난해 말 영구채 발행을 검토했으나 자본 인정 관련 논란이 커지자 잠정 철회했다. 현대상선은 2000억원의 영구채 발행을 추진했다가 같은 논란 탓에 200억원을 모으는 데 그쳤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선 포스코와 롯데쇼핑 같은 우량기업도 잠재적 발행 후보로 보고 있다. 재무비율 악화에 따른 국제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 하향 압박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신용등급이 매우 낮은 취약업종 기업까지 무분별하게 영구채를 발행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들이 지급보증을 서지 않으면 투자자를 모으는 일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두산인프라코어 영구채 발행을 주관한 산업은행 관계자는 “비우량기업의 경우 기술적인 이유로 두산인프라코어처럼 최소 세 곳의 은행에서 지급보증을 받아야 한다”며 “은행의 지급보증을 받기 어렵다면 영구채 발행도 포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