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스위스銀에 3000억 증자 명령…금융당국 "BIS  비율  7% 이상으로 높여라"
금융당국은 업계 1위인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이하 현대스위스)에 ‘3000억원 이상의 자 본을 확충하라’는 증자명령을 내리기로 했다. 증자명령은 저축은행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맞추지 못할 때 금융당국이 부과하는 가장 강한 적기시정조치(경영개선명령)의 하나다.

16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예금보험공사 등은 금융위에서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대책을 논의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감원과 예보의 공동검사 결과를 현대스위스 측에 통보하고, 현대스위스로부터 증자계획을 받는 등의 행정절차를 거친 뒤 다음달 중 증자명령을 내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대스위스 측이 증자에 적극적인 만큼 경영 정상화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이 증자명령을 내리기로 한 것은 지난 3월부터 두 달간 이뤄진 금감원과 예보의 검사에서 3000억원대의 부실이 추가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현대스위스의 3월 말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7.2%로 하락했다.

앞서 현대스위스는 지난해 5월 금융당국으로부터 올해 5월6일까지 자기자본비율을 지도 기준 이상으로 맞추라는 경영개선요구를 받았다. 일본 금융투자사인 SBI홀딩스는 지난 2월 현대스위스에 2375억원을 투입해 경영권을 인수했다. SBI홀딩스는 자본확충을 통해 2011년 말 1.81%였던 현대스위스의 자기자본비율을 7%대로 높였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증자 이후 이뤄진 금감원 정기검사 결과 대규모 추가 부실이 드러나면서 3000억원 이상을 더 투입해야 하는 상황에 몰리게 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정상화되기 위해선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자기자본비율을 지도 기준인 7% 이상으로, 현대스위스2저축은행 등은 5%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3000억원 이상의 증자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SBI가 총자산 약 24조원의 대형 투자회사인 만큼 증자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보고 있다. SBI 측은 올해 9월 말과 12월 말, 2014년 3월 말 등으로 기한을 정해 증자하는 방안을 금융당국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SBI는 오는 7월1일부터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의 사명을 SBI저축은행으로 바꾸기로 했다.

류시훈/임기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