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발생한 국내 첫 ‘살인 진드기’ 의심 환자가 16일 숨졌다. 제주도에 따르면 과수원을 경작하며 소를 기르는 강모씨(73·서귀포시)가 ‘작은소 참진드기’에 의해 감염되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과 유사한 증세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이날 오전 6시37분께 숨졌다.

강씨는 지난 6일 제주시 한마음병원에 입원했다가 체온이 39도까지 오르는 고열과 설사, 구토 증세로 의식이 저하돼 8일 제주대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아왔다. SFTS는 원인불명의 발열 및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주로 나타난다. 강씨는 패혈증에 의해 숨졌으며 패혈증은 SFTS 증상의 하나로 알려졌다.

질병관리본부는 환자의 사망 원인이 SFTS로 확진된 것은 아니며 이유를 조사하고있다고 밝혔다. 강씨의 SFTS 바이러스 감염 여부는 다음주께 확인될 전망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SFTS 의심 환자로 신고된 사례는 이날 사망한 강씨를 포함해 총 5건이다. 이들은 대부분 발열 구토 설사 등 대표적 SFTS 증상을 보이면서 진드기에 물린 흔적이 있거나 환자 본인이 진드기에 물렸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선 올 들어 1월 첫 사망자가 나온 뒤 지난달까지 감염자 8명이 확인됐고 이 중 5명이 숨졌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인체감염이 확인된 적은 없다. 질병관리본부는 “SFTS에 대한 항바이러스제나 백신이 없어 야외에서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유일한 예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광주=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