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계경제는 순항, 한국만 역주행하는 이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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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만 금괴 불티, 증시는 왕따…모범생에서 낙제생으로 전락
국제 금값이 급락하는데 유독 한국에서는 골드바(금괴)가 불티나게 팔린다. 국제 금값은 어제 온스당 1393.84달러로 6개월 새 22%(394달러)나 떨어졌지만 국내 은행에서 파는 10g짜리 골드바는 59만원으로 한 달 새 6만원이나 올랐다. 금은방에선 62만~63만원을 줘도 못 살 정도이고, 전문업체의 골드바 판매액은 1년 새 5배로 급증했다. 5만원권이나 금고도 물량이 달릴 지경이다. 왜 인기인지는 새삼 따질 필요도 없다. 지하경제 양성화라는 구호들이 되레 지하경제를 ‘활성화’시키는 판이다.
세계경제와 동떨어져 한국만 역주행하는 사례는 이뿐이 아니다. 일본의 1분기 성장률은 0.9%(전분기 대비)로 한국과 같았지만 반응은 사뭇 다르다. 일본은 시장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회복세에 한껏 고무돼 있는 반면 한국은 내려가는 추세다. 8분기 연속 0%대 저성장, 6개월 연속 1%대 물가상승률을 보고도 그 누구도 경제성장에 대해서는 말이 없다. 오로지 경제민주화 구호 아래 기업 때리기에만 열을 올린다.
증시도 갈수록 왕따다. 선진국 증시가 연일 최고치인데 한국은 여전히 1900~2000선에서 맴돈다. 원인은 물론 기업 실적부진이다. 국내 500대 상장사의 1분기 실적은 10곳 중 4곳이 예상치를 밑돌고,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순이익이 30%나 줄어 어닝쇼크다. 일본 상장기업의 영업이익이 올해 41% 급증할 것이란 예상과 너무도 대조적이다. 아시아 주요 9개국 증시 중 외국인 순매도는 한국뿐이란 사실이 이상할 것도 없다. 실적 악화→외국인 이탈(올해 5조7000억원 순매도)→주가 약세의 악순환이다.
진짜 심각한 문제는 나홀로 역주행하면서도 스스로 어떤 처지인지 모른다는 점이다. 대통령은 규제 철폐를 강조하지만 국회는 반대로 경제민주화라는 규제의 대못을 박고 있다. 국회가 쏟아내는 것이 온통 전면금지, 징벌적 배상, 징역형 등을 담은 증오와 질시의 법률들이다. 엔진은 없이 브레이크만 달린 자동차를 만드는 꼴이라는 재계의 항변이 애처로울 지경이다.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의 모범생 소리를 듣던 한국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낙제를 걱정해야 할 판이다. 이는 정치가 대중영합으로 치달을 때부터 진작 예견됐던 일이다. 여야 정치인들은 복잡한 경제현상의 보이지 않는 이면을 깊이있게 통찰하고 분석할 능력도, 의지도 안 보인다. 시류에 편승해 대기업과 부자를 때려잡자는, 소위 열기에 들뜬 흥분상태를 시대정신이라고 부를 뿐이다.
일본만큼 나락으로 떨어져봐야 정신을 차릴 것인가. 일본은 장기불황을 견딜 그나마 축적된 자산이라도 있지만 한국은 현금유동성이 조금 좋았던 냄비경제였을 뿐이다.
세계경제와 동떨어져 한국만 역주행하는 사례는 이뿐이 아니다. 일본의 1분기 성장률은 0.9%(전분기 대비)로 한국과 같았지만 반응은 사뭇 다르다. 일본은 시장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회복세에 한껏 고무돼 있는 반면 한국은 내려가는 추세다. 8분기 연속 0%대 저성장, 6개월 연속 1%대 물가상승률을 보고도 그 누구도 경제성장에 대해서는 말이 없다. 오로지 경제민주화 구호 아래 기업 때리기에만 열을 올린다.
증시도 갈수록 왕따다. 선진국 증시가 연일 최고치인데 한국은 여전히 1900~2000선에서 맴돈다. 원인은 물론 기업 실적부진이다. 국내 500대 상장사의 1분기 실적은 10곳 중 4곳이 예상치를 밑돌고,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순이익이 30%나 줄어 어닝쇼크다. 일본 상장기업의 영업이익이 올해 41% 급증할 것이란 예상과 너무도 대조적이다. 아시아 주요 9개국 증시 중 외국인 순매도는 한국뿐이란 사실이 이상할 것도 없다. 실적 악화→외국인 이탈(올해 5조7000억원 순매도)→주가 약세의 악순환이다.
진짜 심각한 문제는 나홀로 역주행하면서도 스스로 어떤 처지인지 모른다는 점이다. 대통령은 규제 철폐를 강조하지만 국회는 반대로 경제민주화라는 규제의 대못을 박고 있다. 국회가 쏟아내는 것이 온통 전면금지, 징벌적 배상, 징역형 등을 담은 증오와 질시의 법률들이다. 엔진은 없이 브레이크만 달린 자동차를 만드는 꼴이라는 재계의 항변이 애처로울 지경이다.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의 모범생 소리를 듣던 한국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낙제를 걱정해야 할 판이다. 이는 정치가 대중영합으로 치달을 때부터 진작 예견됐던 일이다. 여야 정치인들은 복잡한 경제현상의 보이지 않는 이면을 깊이있게 통찰하고 분석할 능력도, 의지도 안 보인다. 시류에 편승해 대기업과 부자를 때려잡자는, 소위 열기에 들뜬 흥분상태를 시대정신이라고 부를 뿐이다.
일본만큼 나락으로 떨어져봐야 정신을 차릴 것인가. 일본은 장기불황을 견딜 그나마 축적된 자산이라도 있지만 한국은 현금유동성이 조금 좋았던 냄비경제였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