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성, 9타차 뒤집고 日 메이저 우승
김형성(사진)이 일본 프로골프 메이저대회인 제81회 일본 PGA챔피언십 닛신컵누들배(총상금 1억5000만엔)에서 9타 차를 뒤집은 대역전극을 펼치며 우승을 차지했다.

김형성은 19일 일본 지바현 소부CC(파71)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4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1개로 6언더파 65타를 몰아치며 최종합계 5언더파 279타로 2위 그룹을 1타 차로 제쳤다. 지난해 8월 바나H컵KBC오거스타 우승에 이어 투어 통산 2승째다. 우승상금은 3000만엔. 한국 선수가 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은 2005년 허석호 이후 8년 만이다.

합계 1오버파 공동 17위로 출발한 김형성 2~5번홀에서 4연속 버디를 잡은 뒤 7, 8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아 전반에만 6타를 줄였다. 이어 후반 들어 13번홀 보기를 범했으나 14번홀 버디로 만회하며 승리를 지켜냈다. 김형성은 경기 후 “리더보드를 보지 않으려 했는데 18번홀에서 보게 돼 가슴이 두근두근했다”며 “우승을 의식하지 않고 연습처럼 돌았고 퍼트가 전부 들어간 덕분에 우승했다”고 기뻐했다.

최종일 선두로 나선 마쓰야마 히데키(21)는 일본 프로골프의 ‘샛별’로 떠오른 선수로 지난달 프로 데뷔 두 번째 경기에서 우승했다. 1999년 일본프로골프투어(JGTO)가 출범한 이후 프로에 데뷔해 두 번째 대회 만에 우승한 선수는 마쓰야마가 처음이다. 전날 마쓰야마가 4타 차 선두로 부상하자 일본 골프계는 프로 데뷔 4경기 만에 메이저 우승을 거머쥘지를 놓고 여론의 관심이 집중됐다.

그러나 마쓰야마는 이날 7개의 보기를 쏟아내고 버디는 3개에 그치며 4오버파 75타를 기록해 후지타 히로유키, 후지모토 요시노리(이상 일본)와 함께 김형성에 1타 뒤진 공동 2위에 머물렀다. 마쓰야마는 특히 마지막 홀에서 파 퍼트를 놓치며 무릎을 꿇었다.

2008년 국내에서 시즌 2승을 거두며 한국프로골프투어 대상을 수상한 뒤 일본에 진출한 김형성은 4년간 우승컵과 인연을 맺지 못하다 지난해 첫 승을 올리며 일본 상금랭킹 8위를 기록했다.

중학교 때까지 축구를 했던 김형성은 17세 때 골프가 축구보다 유망할 것이라는 부친의 권유로 뒤늦게 골프에 입문했다. 2003년 군 전역 뒤에도 세미프로 상태였으며 2005년 말에야 투어프로가 됐다. 국내에서는 통산 3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