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을 키우는 것은 아기를 기르는 것과 같습니다.”

서울 삼성SDS 사옥에서 20일 만난 윤심 삼성SDS 전략마케팅팀 전무(사진)는 “아기에게 우유와 이유식을 먹이고, 어르고 달래 키우는 것처럼 벤처 지원에는 ‘품’이 많이 들어간다”며 “참을성을 잃지 않고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벤처 육성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윤 전무는 삼성SDS의 신사업과 창업 지원사업인 ‘에스젠 에코 네트워크’를 총괄하고 있다. 에스젠 에코 네트워크는 신사업 아이디어 공모전인 ‘에스젠 글로벌’, 대학 창업 지원 프로그램인 ‘에스젠 캠퍼스’ 등을 아우르는 삼성SDS의 벤처 지원사업이다. 에스젠 글로벌은 올해 2749팀의 접수를 받아 최종 13팀이 경쟁하고 있으며 지난해 우승팀은 최근 1호 창업기업 ‘퀄슨’을 세웠다.

그는 “벤처 지원정책을 실행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아무리 작은 아이디어라도 실제로 사업화하려면 무수한 걸림돌이 있다는 것을 배웠다”고 했다. 최근 부쩍 늘어난 창업 지원사업을 웃는 낯으로만 지켜볼 수 없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윤 전무는 “자칫 질보다는 양을 앞세운 지원사업이 나타날 수 있다”며 “에스젠 에코 네트워크에서는 한 창업팀을 지원하더라도 담당 부서인 오픈이노베이션사무국 인력과 외부 기관, 전문가를 총동원해 멘토링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SDS가 창업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는 이유는 뭘까. 윤 전무는 “신사업 기회를 발굴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정보기술(IT) 산업 자체를 성장시키려는 목적도 있다”고 말했다. 1996년 입사해 17년간 삼성SDS에서 일했지만 “우수 인재가 대기업으로 몰리는 것은 편향된 것”이라고 지적한 그는 “실리콘밸리처럼 스타트업을 차리든, 기업에 가든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분위기가 성숙한 생태계”라고 강조했다.

윤 전무는 “지원한 스타트업이 삼성SDS와 관련이 없어도 육성하는 것은 이 때문”이라며 “함께 시너지효과를 내면 좋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지원 자체에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