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균 삼성인력개발원 부사장
신태균 삼성인력개발원 부사장
“삼성은 신경영으로 오늘날의 삼성이 됐습니다. 학생 여러분도 나만의 ‘신경영’에 도전해 인생을 바꿔보면 어떻겠습니까.”

신경영 전도사로 나선 박근희 삼성생명 부회장의 강연이 끝나자 1800여명의 대학생 청중이 일어나 박수를 쳤다. 다음달 7일 ‘삼성 신경영 20주년’을 기념해 삼성이 20일 서울 연세대 대강당에서 개최한 대학생 대상의 ‘열정락서’ 토크 콘서트 자리에서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1993년 6월7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며 신경영을 선언했다. 당시 신경영 태스크포스(TF)를 이끌었던 박근희 팀장은 350시간에 걸친 이 회장의 발언을 책으로 만들어 전파한 주역이다.

“삼성 신경영이 다른 기업의 혁신과 달랐던 건 철저한 자기 분석·반성에서 시작했다는 데 있습니다. 이 회장은 삼성이 업계에서 어떤 위치에 서 있는지 등을 글로벌 경쟁사와 철저히 비교, 분석한 뒤 이런 실력으로는 10년 뒤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컸고 신경영은 그래서 시작됐습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곧 망한다’는 절박한 인식을 토대로 ‘변화’와 ‘신뢰’라는 생존을 위한 핵심 키워드를 만들었고, 이를 통해 체질을 바꿔 지금의 성과를 이뤄냈다는 설명이다.

신태균 삼성인력개발원 부사장(부원장)도 이날 ‘삼성이라 쓰고 신경영이라 읽는다’를 주제로 강연했다. 신 부사장 역시 당시 TF의 일원으로 신경영 정신을 그룹 안팎에 전파한 핵심 멤버다. 그는 강연에서 “인생은 경영이며 신경영을 벤치마킹하면 성공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박 부회장과 신 부사장은 한목소리로 “학생 여러분도 삼성처럼 신경영 설계도를 그려보라”고 당부했다. 자신이 처한 현실과 갖춰야 할 소양, 경쟁력, 목표 등을 신경영 개념도처럼 그린 뒤 차례차례 스스로를 변화시키면 반드시 목표를 이뤄낼 수 있다는 조언이다.

“스펙 쌓기보다는 프로가 되기 위해 어떤 실력을 갖춰야 할 것인가를 분석해 실력을 쌓으세요.” 박 부회장은 “스펙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손들어보라”고 한 뒤 “나는 스펙이 한 번도 걸림돌이 된 적 없다”고 했다. 대신 △프로가 될 것 △소통 능력을 갖출 것 △생각하면 바로 실천하는 실천력을 갖출 것 △외국 등 다른 문화권에서 어울려 살 수 있는 외국어 실력과 적응력을 갖출 것을 주문했다. 삼성그룹에 6명뿐인 부회장 가운데 한 명인 그는 청주상고(현 대성고)와 청주대 상학과를 졸업한 ‘지방대 신화’의 주인공이다.

삼성은 21일에는 대구 영남대에서 또 한 번 ‘삼성 신경영’을 주제로 열정락서를 연다. 김정호 연세대 교수와 원기찬 삼성전자 인사팀장(부사장), 신치용 삼성화재 배구단 감독이 강사로 나선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