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들이 은행 등을 통해 직접 조달한 자금 규모가 세계 금융위기 수준에도 못 미쳐 중소기업의 돈줄을 막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20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최근 기업의 간접금융시장을 통한 자금조달 분석’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하반기 간접금융시장을 통한 기업의 자금 조달 규모는 -6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금융회사들이 지난해 회수한 대출 규모가 8조2000억원에 달하는 등 대출보다 회수에 초점을 맞춘 결과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간접금융시장은 돈의 수요자와 공급자가 직접 만나는 주식시장, 채권시장 등과 달리 은행 등 금융회사가 자금 중개 역할을 맡는 시장이다.

보고서는 “최근 기업 대출 감소는 경기 부진과 불확실성 탓에 금융회사가 자금을 보수적으로 운영했기 때문”이라며 “중소기업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소기업은 대기업보다 신용위험이 커 상대적으로 자금 조달이 어렵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지난해 직접금융시장에서 중소기업의 회사채 발행 비중은 0.1%에 불과하며 은행 대출도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이에 대한 해법으로 정부가 즉각적인 정책 지원을 확대하기보다는 선별적인 유동성 공급과 함께 기업 구조조정을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세종=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