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北 위기조성해도 양보없다"

군복입고 '수리온' 첫 비행 참석
2020년까지 200대 실전 배치

국산 기술로 개발한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이 22일 충남 논산에 있는 육군 항공학교 활주로를 이동하고 있다. 육군은 올해 20대를 시작으로 2022년까지 200여대를 실전 배치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22일 오후 2시 충남 논산 육군항공학교. 최초의 국산 헬기 수리온(KUH)이 하늘로 날아올랐다.

이날 ‘수리온 전략화 행사’에서 육군에 첫 실전배치된 수리온 10대는 10분가량 고난도 시범비행을 선보였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출정 명령을 내리는 ‘비승(飛勝)북’을 치자 수리온 4대가 코브라 헬기 2대의 엄호 아래 첫 비행을 시작했다. 수리온에 탑승한 특전사 대원들은 적지에 기습 착륙, 작전을 펼치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은 “수리온 전력화는 우리 국방과학기술의 우수성을 대내외에 입증한 쾌거로 우리 군의 항공전력 강화와 방위산업 수출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미 양국은 북한이 조성하는 위기에 대해 어떤 양보나 지원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북한이 변화의 길을 선택한다면 공존과 상생으로 나가는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이 취임 이후 군복을 입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이 지난 18~20일 사흘간 단거리 발사체 6발을 잇따라 발사하는 등 긴장을 고조시킨 데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박 대통령이 기념행사에 앞서 대전의 국방과학연구소(ADD)를 방문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읽힌다. ADD는 박 대통령의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1970년 설립된 연구소로, 첨단 무기의 국산화를 담당해오고 있다.

수리온 양산으로 우리나라는 세계 11번째 헬기 개발 국가가 됐다. 육군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초도양산한 수리온 10대를 전력화하고, 2020년까지 노후화된 헬기 200대를 수리온으로 바꿀 계획이다. 수리온은 완전무장한 1개 분대(9명) 병력을 태울 수 있고, 최대순항 속도는 시속 260㎞다. 한 번에 2시간 이상 비행할 수 있으며 최대 3.7t의 화물을 수송할 수 있다.

한국형으로 개발한 수리온은 자동방어체계와 방탄설계, 최신식 자동비행 조종장치를 갖췄다. 내비게이션처럼 통합디지털맵이 있어 목적지 좌표를 입력하면 이륙부터 착륙까지 자동으로 조종한다.

수리온은 2005년 12월 개발에 착수한 지 4년여 만에 초도비행에 성공했다. 세계 헬기 개발 기간 중 가장 짧은 시간이다.

수리온은 병력수송을 위한 기동형으로 만들어졌지만, 민수용 파생형 제품 개발로 시장을 넓히고 있다. KAI는 2011년 12월 경찰청 교통관리와 순찰 등 치안업무용으로 수리온 2대를 338억원에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산림청, 해경, 소방방재청 등에도 공급할 계획이다.

해외 수출도 추진하고 있다. KAI는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해 프랑스와 독일의 합작 헬리콥터 개발업체인 유로콥터사와 공동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하성용 KAI 사장은 “수리온 개발로 국내 산업 파급 효과는 12조원, 고용창출은 5만명에 이른다”며 “경제성장을 이끌 신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논산=전예진 기자/도병욱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