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불확실성 시대의 해법
여기저기서 ‘불확실성’이란 단어가 부쩍 많이 들려온다. 이 시대를 ‘사회를 주도하는 지도원리가 사라진 불확실한 시대’라 정의한 경제학자 존 갤브레이스의 명저 ‘불확실성의 시대’는 더 이상 경제학에만 국한되지 않는 현대판 고전이 됐다. “확실한 건 불확실성뿐”이라는 요즈음 ‘불확실성’은 전 세계적 화두로 자리잡았다.

불확실성은 보다 근본적인 관점에서 우리 삶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우리는 당장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심지어 몇 시간 후의 날씨조차 100% 확신할 수 없다. 불확실성은 인생의 본질인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끊임없이 가능성을 계산한다. 투자자들은 금리와 환율을 예상하고, 학생들은 대학 합격률을 점치고, 아빠들은 퇴직 시기를 가늠해본다. 정답은 아닐지라도 가능성에 뒤따르는 결과에 대비하고자 하는 심리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불확실성을 두 가지 측면에서 조명해보고 싶다. 즉 ‘리스크’와 ‘변화’의 개념으로 불확실성을 설명해보려 한다. 우선 리스크는 불확실성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지만 분명 구별될 수 있다. 불확실성은 어림짐작조차 되지 않는 불투명한 요소들이 개입될 수 있는 반면 리스크는 어느 정도 추정이 가능한 위험 가능성을 의미한다. 예컨대 흡연자의 가족은 간접흡연으로 말미암아 폐암이 발생할 ‘리스크’가 20% 증가한다고 얘기한다.

기술이 발전하고 정보의 양이 늘어나면서 리스크를 추산하는 인간의 능력도 발전하고 있다. 리스크를 예상하려는 노력은 리스크에 따르는 비용을 미리 준비하기 위함이다. 우리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그려보고 불행한 상황에 처했을 때 의지할 수 있는 안전망을 친다.

불확실성의 시대에 리스크 관리는 점점 더 중요해진다.기업들은 리스크 관리 팀을 따로 운영하고 지속적으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노력한다. 특히 생명보험사 최고경영자(CEO)인 필자에게 리스크 관리는 비즈니스의 근본적인 존재 이유와 연결된다. 보험은 예측하지 못한 위험에 미리 대비하는 가장 효과적인 리스크 관리 수단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면에서 필자는 평생 보험인의 길을 걸어온 데 큰 자부심을 느낀다.

불확실성의 또 다른 면은 변화다. 불확실한 미래는 곧 무한한 변화를 의미한다. 불확실성이 꼭 부정적인 결과만을 초래하는 것은 아니다.

뜻하지 않은 변화로 말미암아 우연한 기회나 행운이 주어지기도 하며, 그렇기 때문에 불확실성은 오늘을 열심히 살아가게 만드는 가장 큰 동력이 된다고 생각한다. 오늘은 또 어떤 기분 좋은 변화가 내 인생에 찾아올까 기대한다.

다니엘 코스텔로 <AIA생명 대표 KR.CorpComm@aia.com>